정치
학교서 폐기된 '채식주의자' 놓고 "검열" vs "자율"
입력 2024-10-22 13:56  | 수정 2024-10-22 14:16
소설가 한강의 대표 작품 '채식주의자'. / 사진 = MBN
교육위 국감서 야당 의원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사과하라"
임태희 "학생들이 보기엔 민망한 부분도…폐기 결정은 학교 자율"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지난해 경기지역의 한 학교에서 '성 묘사 문제'로 폐기된 것을 두고 국회에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오늘(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의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도서 폐기가 경기도교육청의 도서 검열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한강 작가가 우리나라의 노벨문학상 첫 수상자가 됐는데 채식주의자 읽어봤나. 유해한 성교육 도서 같나"라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에 임 교육감은 "채식주의자를 읽어봤는데 깊은 사고가 들어있는 작품"이라면서도 "책에 담긴 몽고반점 관련 등의 부분에서는 학생들이 보기에 저도 좀 민망할 정도의 그렇게 느끼면서 읽었다"라고 답했습니다.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과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도 교육청이 3차례 발송한 공문에 '성교육 도서 처리 결과 도서 목록 제출', '심각한 경우 폐기 가능' 등의 문구가 담긴 것을 문제 삼으며 공문 발송은 검열 또는 강압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도 교육청이 공문에 청소년 보호법의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정을호 의원은 "청소년 보호법의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은 학교 도서관에서 임의로 가져다 쓸 심의 기준이 아니다"라며 "도서관운영위원회 매뉴얼에도 없는 심의 기준을 들이댄 불법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임 교육감은 "학교 현장에서 딥페이크를 비롯한 성과 관련된 사고와 학교폭력 등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데 이런 문제가 독서에서 생길 수 있지 않냐는 문제 제기가 학부모, 종교 단체에서 나왔다"면서 "공문 발송에 따라 각 학교의 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문제 되는 도서를 선정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경기도 내 2,490개 학교가 도 교육청 공문에 따라 총 2,517권을 성교육 유해도서로 판단해 폐기한 바 있습니다.

이 중 한 학교는 채식주의자 내용 중 성과 관련된 내용이 학생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해 채식주의자를 폐기했고, 다른 두 학교에서는 열람이 제한됐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