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눈물로 보낸 30년"…성수대교 붕괴 희생자 30주기 위령제
입력 2024-10-21 14:25  | 수정 2024-10-21 14:26
21일 오전 서울 성수대교 북단 위령탑 앞에서 열린 합동위령제. / 사진 = 연합뉴스
위령탑 이전 호소하기도…"쉽게 접근하고 경각심 가질 수 있는 곳 됐으면"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합동위령제가 엄수됐습니다.


오늘(21일)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성수대교 북단 나들목 인근의 위령탑 앞에서 위령제가 진행됐습니다.

위령제에는 유족을 비롯해 성동구와 무학여고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성수대교 붕괴 당시 현장 모습. / 사진 = MBN

성수대교 참사는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4년 10월 21일 오전 7시 40분쯤 발생했습니다.

출근시간대 성수대교 상판 48m 구간이 무너지면서 등교 중이던 무학여중·고 학생 9명을 포함해 모두 3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습니다.

압축성장에 따른 안전불감증 문제를 드러낸 상징과 같은 사건으로, '사고 공화국'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도 이때였습니다.

21일 오전 서울 성수대교 북단 위령탑 앞에서 열린 에서 유가족이 헌화 및 분향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유족들은 위령탑 앞에 차례로 나와 묵념하고 향을 피운 뒤 흰색 국화를 내려놓았습니다.

참사로 형 고(故) 김중식 씨를 떠나보낸 김학윤 씨는 추도사에서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기본에 충실했다면 꿈 많은 학생과 부모, 다른 유족들의 가슴에 못 박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지난 30년 동안 형제자매와 부모를 가슴에 묻으며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10년 전부터 저희가 (위령제를) 함께해 오며 사죄의 마음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며 "유족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유일한 길은 사고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유족들은 위령탑이 '도로 위 섬'처럼 갇혀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동생 고 김광수 씨를 잃은 유족회장 김양수 씨는 "(위령탑이) 행사가 열리거나 유족들이 올 때가 아니면 아무도 관심 없는 곳이 됐다"며 "시민들이 산책하며 쉽게 접근하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안전교육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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