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 트렌드 허브] 국내 대표 관광지 ‘제주’가 당면한 과제…현재의 ‘신뢰 회복’, 미래의 ‘디지털 전환’
입력 2024-10-21 14:10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부모님의 신혼여행지로, 학생들의 수학여행지로, 젊은 청춘들의 감성 여행지로 인기인 제주관광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변화를 맞았다. 해외 관광객이 점차 확대됐고, 전통과 어우러진 각종 여행 스폿이 생겨났지만, 동시에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고물가 이슈 등도 문제시되었다. 미래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여행지로 거듭나기 위해서 제주관광공사가 새롭게 선보인 ‘약속과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금년 여름 휴가트렌드를 종합해보면 ‘근거리‧짧게‧싸게였다. 고물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여름 휴가비용을 줄이려는 알뜰 휴가족이 증가했고, 이들은 장기적인 여행 대신 근거리 여행지에서 2~3박의 짧은 휴가를 선호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7월말~8월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들어서면서 이 같은 성향은 더욱 커졌다. 글로벌 결제기술기업 비자(Visa)가 올해 상반기 해외 여행을 떠난 한국인들의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지난해와 비교 분석한 결과, 일본, 베트남 등 근거리 아시아권 국가 여행지를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렇다면 국내 여행 상황은 어땠을까. 여행업계가 전반적으로 관광업 회복 탄력을 맞이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국내 대표 여행지 중 한 곳인 제주도의 경우 역할의 ‘전환기를 맞는 추세다. 먼저, 제주도는 올 여름 성수기 가성비 숙소부터 5성급호텔까지 에어카텔 상품이 모두 마감되며 대표 관광지로서 건재함을 보였다.
특히 지난 9월 18일 제주도관광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 17일 기준 1,000만 4,149명에 달했다(내국인 859만 8,41명, 외국인 140만 6,108명).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57만 7,881명)보다 4.5% 증가한 수치다.
여행 인증샷 요소가 다채로운 제주도 ‘하리보 해피 월드(사진 이승연 기자)
하지만 최근 제주도는 내국인 관광객의 감소 추세와, 관광 산업의 정체에 대한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제주도는 오랜 시간 자연환경을 활용한 여행과 전통문화 체험이 가능한 여행지로서 다양한 세대에게 사랑받아 왔지만, 미래 잠재 고객으로 꼽히는 ‘Z세대에겐 다소 먼 얘기다.
디지털 기기 사용과 서비스가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Z세대에게 매력적인 여행지 요건으로 ‘여행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가치가 있는지, ‘간편함이 있는지에 대해 고려한다. 그런데 올해 초,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와 관광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례들이 증가하며, 내국인 사이에서 제주 여행 계획 점유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6월 관광 이미지 개선과 여행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제주도가 미래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관광 기술 개발과 이미지 개선, 그리고 여행 만족도 향상을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 로컬의 매력을 찾기 시작한 MZ여행자

최근 국내외 MZ관광객들 사이에서 체험 중심의 관광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방문에 앞서 인플루언서의 SNS 또는 유튜브, 틱톡 등을 통해 K-콘텐츠를 먼저 학습한다. 그곳에서 K-pop 아이돌 헤어스타일 체험, 퍼스널컬러 진단 등 K-뷰티 등의 정보를 얻기도 하고, 팜스테이처럼 로컬 여행지의 특색 있는 체험 콘텐츠를 알아가기도 한다. 비슷한 세대의 여행 경험과, 사진 등의 아카이브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맞는 장소, 이색 관광지를 발굴하는 셈이다. 일례로 여름 휴가 시즌 제주도 여행 업계 동향을 살펴보면, 제주도 특산물인 흑돼지, 고등어쌈밥 등 맛집 위주의 일정과 레저 스포츠를 포함한 패키지 상품 등 체험형 관광과 맛집을 선호하는 20~40대 연령대를 중심으로 문의가 늘어난 바 있다.

#1. ‘다시 쌓을 신뢰···관광 프로젝트 ‘제주와의 약속
올해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관광 브랜드 이미지 개선 및 확립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잇고 있다. 가장 먼저 그동안 문제시되어 온 각종 논란과 이슈에 정면 돌파에 나섰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가 진행 중인 관광 프로젝트 ‘제주와의 약속 캠페인 역시 마찬가지. 관광산업의 핵심주체인 ‘관광객, 관광사업체, 도민이 함께 하는 상생모델을 반영한 이번 캠페인의 큰 골자는 △제주의 청정자연을 보전하고, △여행객과 관광객의 공존하며, △제주 문화를 존중하는 등 ‘지속가능한 제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관광객 수용태세 개선을 위한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를 온오프라인으로 상시 운영하고, 제주관광 미담 사례를 발굴하는 등 관광객과의 소통을 늘리고 있다.
#2. 제주관광···미래 디지털 전환 및 발전 모색
‘제22차 제주관광포럼 현장 포커싱
전 세계 관광산업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서비스가 늘고 있다. 호텔과 항공사 예약을 실시간으로 체크가 가능하고, 로봇 컨시어지가 응대하는 호텔, 무인으로 이루어지는 서빙 등 디지털 기술 도입을 통해 관광업계의 경영 효율화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AI 기술을 도입해, 여행자 개개인의 취향과 니즈를 종합한 ‘초개인화된 관광 경험 제공을 통해 추후엔 맞춤형 여행 계획 추진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9월 3일 제주 아스타호텔에서 열린 ‘제22차 제주관광포럼에서도 이와 같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전략 및 중요성이 언급되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가 지난 2012년부터 매년 2회씩 연례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제주관광포럼은 관광 현안 이슈와 트렌드를 주제로 진행하는 행사로, 올해는 ‘제주 관광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제주의 핵심 산업인 관광을 디지털 기술 기반의 고부가가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활성화를 위한 전력 및 세부방안에 대해 제주도 내 관광업계 전문가들이 논의가 이루어진 것.
이날 강동훈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장은 전 산업에 걸쳐 중요시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이 관광사업체에서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제주 관광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오프라인 비중이 높고, 디지털화가 더딘 편에 속한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제주도에서는 MZ세대의 디지털 성향에 맞춘 관광산업 혁신을 위해 대체불가토큰(NFT), 인공지능(AI), 간편결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주관광 디지털 대전환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고 말하며, 관광산업의 새로운 변화에 맞춘 정책 수립과 지원 방안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제22차 제주관광포럼에 참석한 강동훈 제주측별자치도관광협회장(사진 이승연 기자)
이어진 토론에선 제주관광업계의 디지털 전환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를 펼쳤다. 특히 제주 관광의 차별적인 리브랜딩 구축과 함께, 소상공인 및 상인들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관광객들의 데이터 베이스의 구축을 위한 플랫폼 툴(tool)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이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강주현 교수는 싱가포르의 DXI지수(디지털 전환 관광 지수) 적용 사례와, 익스피디아의 여행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 지원 등 해외형 사례를 통해 제주형 스마트 관광 시스템 개발과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제주형 스마트 관광 안내소 및 시스템 개설, 디지털화 지원을 통한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 제주형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 등을 통해 제주 관광업계의 디지털 전환의 안정적 실현과 함께 제주 관광객에 대한 만족도를 증대를 통해 제주 관광 재도약을 실현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제22차 제주관광포럼 토론 현장(사진 이승연 기자)
TIP 익숙한 듯 낯선 제주 여행, 2024년 추천 장소는?
‘하리보 해피 월드 내부 모습(사진 이승연 기자)
MZ세대 또는 가족 여행객들 사이에서 제주 내 인증샷 명소가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하리보 해피 월드 내부 모습.
김녕 요트투어
로컬 여행지의 역사와 스토리가 담긴 관광 상품부터, 특산품으로 만든 음식과, 레저 체험을 포함한 패키지 등은 젊은 관광객들이 주목하는 콘텐츠다. 제주도에서는 다크투어리즘, 제주국제관광마라톤축제 등 테마별 관광 및 감귤따기, 한라봉따기, 수제과일청 만들기 등의 체험이 가능한 팜스테이부터, 낚시 체험이 가능한 제주도 요트투어 상품 등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이승연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1호(24.10.22) 기사입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