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준금리 인하에도…4대 은행 주담대 금리 오히려 올랐다
입력 2024-10-20 09:38  | 수정 2024-10-20 10:12
은행 대출(자료화면)/사진=연합뉴스
가계부채 관리 압박이 주요 변수로 작용
당분간 은행권 예대차익 확대될 전망


한국은행이 3년여의 통화 긴축을 끝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렸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일주일 새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상품 금리 하단은 4%대까지 올라섰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대출금리 주요 변수로 작용하면서 당분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눈에 띄게 낮출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오늘(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 수준입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11일(연 3.990∼5.780%)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하단이 0.160%p 높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04%에서 3.292%로 0.012%p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담대 금리가 시장금리를 거슬러 움직인 셈입니다.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4.750∼6.540%)도 상·하단이 각각 0.040%p 올랐습니다.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가 3.360%에서 3.400%로 0.040%p 상승한 영향입니다.

기준금리가 내렸는데도 주담대 금리가 오른 것은 기본적으로 시장금리 하락이 대출 금리에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대출금리 주요 변수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요구가 있습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도 곧 내릴 것이라는 게 정론인 상황이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됐다고 보기 어려운 탓에 당분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눈에 띄게 낮출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 압박이 여전해 대출금리를 바로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1일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는 은행들이 자체 목표치를 넘겨 대출을 내준 영향이 컸다며 "은행 스스로 위험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대출 관리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정기예금 금리는 점진적 하락이 예상됩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하향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요 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따른 시장 금리 하락을 선반영해 예금상품 금리를 내려놓은 상태라 역시 추가 인하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됩니다.

당분간 정기예금 금리는 현상 유지, 주담대 금리 하단은 4% 수준에 머물면서 은행권의 예대 차익은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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