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북한, 최악의 인권침해국 중 하나"...한미일 '한목소리'
입력 2024-10-19 15:09  | 수정 2024-10-19 15:24
인사말 하는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 사진=연합뉴스
탈북자들 "인권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동포 구해달라"
캠벨 "러시아 향한 북한 무기·인력 지원 가능성 추적…심각한 도전"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국은 18일(현지시간) 북한인권회의를 열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접근법을 인권 침해 및 남용에 대한 모니터링부터 책임 규명 촉진까지 행동으로 전환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미일 3국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 DC의 국무부 청사에서 처음 개최한 북한인권회의 뒤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 정권은 북한 안팎에서 인권 침해와 학대를 저지르는 최악의 인권침해국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3국은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 "(북한에서는) 정기적으로 즉결 처형, 암살, 납치, 고문, 불법 구금 등이 이뤄진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 내 독립적 정보 접근성 제고 ▲ 북한 내 인권 침해 책임자에 대한 책임 규명 촉진 ▲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을 높이기 위한 탈북자 목소리 확대 ▲ 납북자, 미송환 전쟁포로, 불법 구금자, 이산가족 문제 등의 즉각적 해결 등에 대한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새로운 콘택트 그룹을 만들기로 했으며 일본은 공동성명에서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3국은 또 북한 내외에서의 강제 노동이 초래하는 광범위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도 촉진키로 했습니다.

한미일 3국의 북한인권회의에는 한국 측에서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현동 주미 대사 등이, 미국 측에서는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 인권 특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일본 측에서는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대사 등이 자리했습니다.

김영호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제사회 노력에도 북한은 인권 측면에서 '마의 삼각지대'(devil's triangle)로 계속 남아있다"면서 "우리가 외면하면 주민들의 인권 사항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북한에) 단 하나의 인권 침해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전 세계 어디에도 가해자를 위한 피난처는 없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면서 책임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캠벨 부장관은 "오직 미국과 한국, 일본 간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서만 북한이 초래하는 전략적 도전, 우리가 계속 주시하고 있는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의 북한의 관여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지속되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야마다 대사는 "북한에서 인권 침해가 계속되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면서 "북한은 주민의 복지를 희생하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미일 3국은 정부 간 회의에 이어 김 장관 및 캠벨 부장관 등 정부 당국자와 탈북자, 북한 인권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인권 생존자 공개 세션'도 진행했습니다.

북한 인권 참상에 대해 증언하는 탈북자 저스틴 씨(왼쪽 두번째) / 사진=연합뉴스

탈북자 윤종순 씨는 이 자리에서 수차례에 걸친 탈북 및 북송 과정을 통해 한국에 정착한 뒤 북한에 있는 동생들에게 돈을 송금했다면서 "막내(동생)가 제가 보내준 돈이 죄가 돼 북한 감옥에 잡혀가 고문에 시달리다가 34살 나이로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언니가 보내준 돈이 죄가 돼 맞아 죽어야 했던 것이 제 아버지가 충성했던 북한 체제"라며 울먹였습니다.

이어 "그 땅의 수많은 사람은 권력에 맞아 죽고 (그) 세력에 맞아 죽는다"라면서 "인권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불쌍한 북한 동포를 제발 구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는 저스틴 씨는 자신이 14세 때 노역에 동원됐다가 다치면서 겪은 참상을 전한 뒤 "오늘도 북한 주민 2천만 명은 저와 같은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북한 정권을 생각하기에 앞서서 북한 사람이 당하는 인권 유린에 대해서 생각해달라"고 토로했습니다.

데이먼 윌슨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 회장은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 논의는 북한 정권의 핵 위협과 지정학적 긴장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한미일) 3국간 협력의 초점은 인권 문제를 중심에 둬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한미일 북한 인권 3자 회의 / 사진=연합뉴스

한편 캠벨 부장관은 증언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점점 더 도전적 시기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의 잔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무기(지원)를 넘어 인력 지원 가능성까지 모든 징후를 우리는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으나 이것이 심각한 도전이 되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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