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들, 아빠 언제 오냐고 매일 울어"…역주행 음주사고 비극
입력 2024-10-18 13:55  | 수정 2024-10-18 13:57
사고 현장. / 사진 =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국민동의청원에 유족 청원 올라와…"동생 죽음 헛되지 않게 처벌 강화해야"
지난 추석 연휴 강원 영월의 한 터널에서 '만취 역주행' 사고로 사망한 30대 피해 운전자 유족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를 호소했습니다.


최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영월 역주행 교통사고 관련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피해자가 자신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이 같은 음주 운전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적어보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제 동생은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해 아름다운 가정을 꾸렸고, 사고 이틀 전에는 그토록 꿈에 그리던 서울로 이사를 하며 아내, 두 아이와 행복한 미래를 그렸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한 남자의 피나는 노력으로 일궈낸 가정은 음주 운전으로 너무나도 쉽게 무너져 내렸다"면서 "해병대 부사관 가해자는 과거 음주 운전 등으로 군 재판까지 받은 전력이 있다고 기사를 통해 접했다. 과거 음주 운전 전력까지 있던 그에게 왜 다시 운전대를 잡게 했냐"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사진 =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원인은 "저는 친동생을 잃은 충격으로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술을 드시면 안 되는 아버지는 끊으셨던 술을 다시 입에 대신다"면서 "올케는 얼굴과 방에 멍이 가득한 채로 동생의 장례를 치뤘고, 장인 어른은 휠체어에, 장모님은 중환자실에 누워 계신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아이들은 아빠가 언제 오냐고 매일 울며 묻는다"면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서울 집에는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한다. 아빠와 약속했던 집이기에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청원인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께 청원 하는 것 뿐이다. 동생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음주 운전 처벌법을 더욱 더 강화해 주십시오"라고 덧붙이며 글을 마쳤습니다.

해당 청원은 오늘(18일) 오후 1시 50분 기준 청원인 수 1만 2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동의 기간은 이달 30일까지입니다.

사고 현장. / 사진 =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앞서 지난달 16일 새벽 1시 27분쯤 강원 영월군 영월읍 영월 2터널 내에서 카니발 승합차가 역주행하던 셀토스와 정면으로 부딪혔습니다.

이 사고로 30대 카니발 운전자 A 씨와 20대 셀토스 운전자 B 씨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습니다.

A 씨는 사고 직후에도 가족의 상태를 걱정하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현역 해병대 부사관이었습니다. 사고 전 지인들과 모임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관련자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군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방침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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