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 권역센터 분당차병원 응급환자 거부 논란에 "사실 파악"
입력 2024-10-16 19:22  | 수정 2024-10-16 19:24
응급의료센터(분당차병원) / 사진=연합뉴스

경기 동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분당차병원이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않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정부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오늘(16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심각한 경련 증세를 보이던 60대 A 씨는 119 구급대를 통해 분당차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병원 측이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119 신고 당시 A 씨는 30분 넘게 경련 증상을 보였고, 의식도 없었습니다.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에서 해당 증상은 최상위인 1∼2등급 상황입니다.

분당차병원 응급실에서는 환자를 수용하지 않은 대신 환자에게 항경련제를 2회 투여한 뒤 용인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분당차병원 측은 애초 용인세브란스병원으로 가기로 했던 환자가 이송 도중에 상태가 나빠져 급히 우리 병원 응급실로 들어온 것”이라며 신경과 등 배후진료(응급실 이후의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렸고, 그래서 응급처치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해당 환자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등을 해야 했는데, 당시 인력 부족으로 환자를 받을 수 없었다”며 항경련제 2회 투여 등으로 병원에 머문 시간은 9분가량이고, 그 시간에 119 구급대도 병원 밖에서 대기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응급의학계에서는 A 씨가 15분 이상 경련하는 ‘경련중첩 상태였다는 점에서 배후진료 가능 여부를 떠나 일단 수용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A 씨의 거주지는 분당차병원이 소재한 경기도 성남시이며, 중증 응급환자 중심으로 진료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재빨리 환자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이 외에도 119 구급대가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첫 목적지로 삼았다면 다른 분당권 3개 병원(분당제생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모두 환자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편 환자를 이어받은 용인세브란스병원 측은 경련중첩 환자는 당장 사망할 수도 있는 상태로, 그래서 전원 요청 당시 병원에 신경과 의사가 있는지 확인도 안 하고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는 내과 중환자실에 있는데 굉장히 나쁘다”며 사망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정부는 응급환자를 합당한 이유 없이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하면 정식으로 조사단을 꾸린다는 방침입니다.

복지부 측은 병원에 인력을 파견해 사실관계를 파악했고, 아직 정식으로 조사에 착수하지는 않았다”며 향후 의료진이나 의료기관의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면 정식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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