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오늘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발표
'장남에 많이 상속' 13.3%→6.5% …자녀 동거 노인 가구는 10.3%
소득·교육수준 높은 노년층 늘었지만…노인 10명 중 4명은 일해
자녀들에 재산을 상속하는 대신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노인들이 계속 늘어나 4명 중 1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장남에 많이 상속' 13.3%→6.5% …자녀 동거 노인 가구는 10.3%
소득·교육수준 높은 노년층 늘었지만…노인 10명 중 4명은 일해
장남에게 많이 상속하겠다는 비율은 반토막 나는 등 재산 상속에 관한 가치관이 뚜렷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오늘(16일) 발표했습니다.
복지부는 2008년부터 3년 주기로 65세 이상 노인의 사회·경제적 활동, 생활환경, 가치관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노인 1만78명을 방문·면접 조사했습니다.
◇ "상속보단 나와 배우자 위해 사용" 17%→24%
이번 조사에서는 노인들이 생각하는 노인 연령이나 재산 상속, 장례 방식 등에 관한 가치관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재산 상속 방식은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상속' 51.4%,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 24.2%, '부양을 많이 한 자녀에게 많이 상속' 8.8%,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녀에게 많이 상속' 8.4%, '장남에게 많이 상속' 6.5% 등이었습니다.
이 중 재산을 상속하기보다는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2008년 첫 노인실태조사에서는 9.2%에 불과했으나, 2014년 15.2%, 2017년 17.3%, 2020년 17.4%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 이번에 20%를 넘겼습니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국장은 "재산 상속에 관한 가치관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으로 진입하고 있는데, 이들은 재산을 상속하기보다는 본인이 사용하고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장남에 더 많은 재산을 주겠다는 응답은 2008년 첫 조사에서 21.3%에 달하다 2020년 13.3%까지 떨어진 후 지속해서 감소하다 이번에 6.5%까지 떨어졌습니다.
희망하는 재산 상속 방식/사진=보건복지부
선호하는 장례 방식은 '화장 후 납골당' 38.0%, '화장 후 자연장' 23.1%,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19.6% 등이었습니다.
화장 후 납골당을 택한 비중은 2020년 대비 4.7%포인트(P) 높아졌지만, 매장을 택한 비중은 6.1%로 5.5%P 낮아졌습니다.
경로당을 이용하는 비중은 26.5%로 2020년 대비 1.6%P 낮아졌으나, 친목 단체에 참가하는 비중은 54.2%로 10.1%P 높아졌습니다.
스마트폰 보유율은 2020년 56.4%에서 지난해 76.6%로 크게 올랐지만, 노인의 67.2%는 여전히 '정보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호소했습니다.
노인들이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 기준은 평균 71.6세였습니다. 2020년 70.5세 대비 1.1세 상승한 수치입니다.
전체 노인의 79.1%는 노인의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이라고 답했습니다.
오늘은 노인의 날, 식사 위해 대기하는 어르신들/사진=연합뉴스
◇ 소득·자산·교육수준 높은 '신노년층'…건강지표도 좋아져
조사 결과 이전 세대에 비해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은 '새로운 노년층'이 등장했습니다.
노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3천469만원, 개인 소득은 2천164만원, 금융자산은 4천912만원, 부동산 자산은 3억1천817만원으로 모든 항목이 2020년 조사 대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2020년 당시 가구 소득은 3천27만원, 개인 소득은 1천558만원, 금융자산은 3천213만원, 부동산 자산은 2억6천183만원 등이었습니다.
가구소득 구성은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 53.8%, 공적 이전소득 25.9%, 사적 이전소득 8.0%, '재산소득' 6.7% 순이었습니다.
최종 학력에서 고등학교 졸업 비율은 2020년 28.4%에서 31.2%로, 전문대 이상 졸업자는 2020년 5.9%에서 7.0%로 높아지는 등 교육 수준도 향상됐습니다.
일하는 노인 비중은 2017년 30.9%, 2020년 36.9%에 이어 지난해 39.0%에 달했습니다.
종사 직종은 단순 노무 33.0%, 농림어업 숙련노동 20.3%, 서비스 종사자 14.4%, 판매 종사자 12.5% 등 순이었습니다.
우울함이나 낙상, 외래진료 이용 등 노인들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소폭 개선됐습니다.
우울 증상을 보유한 노인은 11.3%, 최근 1년간 낙상사고 경험은 5.6%, 최근 1개월간 병의원 외래진료를 이용한 비율은 68.8%로 집계됐습니다. 2020년 대비 각각 2.2%P, 1.6%P, 1.8%P 낮아진 수치입니다.
노인들은 평균 2.2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했고,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은 35.9%였습니다. 만성질환이 없는 노인은 13.9%였습니다.
신체적 기능에 제한이 있다는 18.6%의 노인을 상대로 돌봄 상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47.2%는 돌봄을 받고 있었습니다.
돌봄제공자는 '장기요양보험서비스'라고 응답한 비율이 2020년 19.1%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30.7%로 나타났습니다. 그 외 가족 81.4%, 친척·이웃 등 20.0%, 개인 간병인 등 11.0% 순이었습니다.
가구 형태 및 평균 가구원 수 (단위 : %, 명)/사진=보건복지부
◇ 1인 가구 비중 33%에 달해…'자녀 동거' 가구 감소
노인들의 가구 형태는 부부 가구(55.2%), 1인 가구(32.8%), 자녀 동거 가구(10.3%) 순이었습니다.
이 중 1인 가구인 '독거노인' 비율은 2020년 19.8%보다 13.0%P 급등한 반면,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 비율은 20.1%에서 9.8%P로 급락했습니다.
이처럼 독거노인 비율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평균 가구원 수는 2.0명에서 1.8명으로 줄었습니다.
강은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독거노인 비율이 증가하는 데 대해 "예전에 비해 1인 가구 상태로 노년기에 진입하는 비율이 늘었고, 85세 이상에서 사별 후에도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비율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독거노인의 경우 다른 가구 형태에 비해 주관적인 건강 상태를 인식하는 비율이나, 우울 증상, 생활상의 어려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독거노인 중 '건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4.2%로, 노인 부부 가구의 48.6%에 비해 낮게 나타났습니다.
우울 증상을 가진 비율도 16.1%로, 노인 부부 가구의 7.8%에 비해 크게 높았습니다.
자녀와 연락하는 비중은 2020년 67.8%에서 지난해 64.9%로 감소했습니다.
전체 노인의 9.2%는 연락할 수 있는 자녀가 없었습니다.
전체 노인의 3.2%는 자녀와 연락 두절이었고, 6.0%는 살아있는 자녀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된 새로운 노년층의 소비력과 역량, 고령층의 전반적인 의료·돌봄·복지 수요, 1인 가구 증가 등 변화된 여건을 토대로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사진=보건복지부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 mikoto2306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