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권 흔드는 명태균 입...폭로전 이유는?
입력 2024-10-16 07:00  | 수정 2024-10-16 10:25
명태균 씨 / 사진=매일경제 DB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계자로 지목된 명태균 씨의 폭로가 정치권을 흔들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명 씨가 대선 전 윤석열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났을 뿐 이후에는 접촉하지 않은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야당 지도부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며 공격 수위를 올렸고요.

국감장에서도 설전이 이어졌는데, 명 씨와 관련된 의혹과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정리해봤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 영향력?"

발단은 지난달 5일 뉴스토마토 보도에서 비롯됐습니다. 2022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명 씨가 현재 박완수 경남도지사를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자택으로 데려가 도지사 후보로 추천하고, 김건희 여사를 통해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이 과정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명 씨와 김 여사로 인해 도지사 출마 뜻을 접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 사진=연합뉴스

명 씨는 경남 창원 지역에서 정치컨설팅 활동을 해왔고 지난 2018년에는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를 창립해 피플네트웍스리서치(NPR)와 여론조사 업무를 진행하며 정계와 접점을 넓혀 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명 씨는 이후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김종인, 이준석, 오세훈, 안철수, 홍준표 등 유력 정치인들을 상대로 역할론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당사자들은 부인하며 법정 싸움을 경고했지만 명 씨의 폭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 후 포옹하고 있다. 2021.12.3. / 사진=매일경제 DB

관심은 윤 대통령과 명 씨의 관계입니다.

명 씨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당 대표 선거 일등공신임이 알려진 무렵, 윤 대통령이 자신을 수소문해 찾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실 설명은 다릅니다. 윤 대통령과 명 씨가 만난 건 대선 전, 국민의힘 입당 전으로 서초동 자택에서 단 두 번 만났는데, 각각 국민의힘 고위당직자와 국민의힘 정치인이 데려왔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국민의힘 정치인으로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목됐는데요.


이 의원은 "당대표가 된 뒤 한 2주 뒤였고 당시 입당을 하기로 거의 확정 짓는 자리였다"며 "명 씨가 자리에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명 씨는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지만,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를 어제(15일) 돌연 공개했습니다.

메시지를 보면, 김 여사는 명 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를 용서해달라, 무식하면 원래 그렇다, 명 선생님을 의지하고 있다" 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해당 메시지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를 지칭하며, 윤 대통령 입당 전 사적 대화라는 겁니다.

또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대선 전 6개월간 매일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명태균 폭로 갑자기 왜 하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김영선 전 의원이 명 씨를 윤 대통령 부부를 소개했다는 전언도 있는데요.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후배로 알려졌는데, 지난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 받은 건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 측에 우호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데 따른 보은성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2022년 재·보궐 선거 당시 김 전 의원이 당선 이후 9,000여만 원을 명 씨에게 준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에 대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명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명 씨는 이날 폭로가 김 최고위원의 비판 때문이라고 주장 했지만, 검찰 수사 본격화를 대비해 추가 폭로를 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참담한 심정"... '대통령실 국감' 촉각'


명 씨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먼저 ‘정치 거간꾼이라는 게 국민의힘 평가입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제가 내린 결론은 이 사람의 정체는 정치거간꾼”이라며 한마디에 여권의 기상도가 달라진다? 이거는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 주장대로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 농단이라고 꼬집었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명 씨가 문자 내용을 공개할 때마다 정권은 흔들릴 거다, 윤석열-김건희 공동 정권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는 오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예정돼 있습니다.

명 씨의 추가 폭로와 수위에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해당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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