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의 탄생 4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이는 오리진 스토리 애니메이션으로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탄생 스토리를 다룬다. 혹평을 받았던 실사 영화를 수렁에서 구해낸, 감동과 재미를 되살린 애니메이션이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이버트론 행성 아이아콘 시티의 지하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 로봇 ‘오라이온 팩스와 ‘D-16은 행성을 습격한 쿠인테슨에 맞서 싸우는 리더 ‘센티넬 프라임을 존경한다. 둘은 변신 능력이 없어 레이싱 경기에 참여할 수 없지만 우연히 참여한 경기에서 그의 눈에 띄고, 대신 숙적 ‘다크윙에 의해 지하에 갇힌다. 그러나 지하 소각장을 지키던 쾌활한 수다쟁이 ‘B-127, 카리스마 넘치는 에너존 광산의 상급관리자 ‘엘리타 원을 만나 출입이 금지된 지상 세계에 도달한다. 그곳에서 잠들어 있던 ‘알파 트라이온을 만난 넷은 잃어버린 변신 능력(코그)을 얻으며, 그동안 숨겨진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원작 에니메이션 이전 시점을 다룬 프리퀄로, 원작을 잘 모른다면 꼭 볼 만한 영화다. 지구인들은 아예 등장하지 않는데, 인간이 등장할수록 늪으로 빠진 실사 영화를 기억한다면 오히려 좋은 시도가 아닐까.
크리스 헴스워스부터 스칼렛 요한슨, 스티브 부세미, 로렌스 피시번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목소리 라인업을 선보인다. ‘탑건: 매버릭에서 매버릭(톰 크루즈)과 충돌하다 결국 그를 받아들이는 ‘사이클론 역을 맡았던 존 햄이 사이버트론의 영웅 센티넬 프라임 역을 맡아 입체적으로 연기해낸다. 명백한 ‘트랜스포머 ONE의 신스틸러 B-127(a.k.a. 범블비) 역의 키건 마이클 키는 심각한 와중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수다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극의 활력을 이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과거 시리즈의 죽어가는 모습이 아닌 빛으로 반짝이는 아름다운 사이버트론 행성의 모습, 미로 같은 지하 대도시 아이아콘 시티 사이로 유영하는 로봇들의 모습은 장관이다. 특히 그간 변신하지 못하던 로봇들이 능력을 얻은 후 보여주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함께, 스칼렛 요한슨이 목소리를 연기한 엘리타 원이 보여주는 유려한 액션은 시선을 붙든다.‘토이스토리4를 연출하고 ‘인사이드아웃 1편의 스토리를 담당했던 조시 쿨리 감독은 실사 영화 속 화장실 19금 유머가 아니라, 픽사 스타일의 재치 넘치는 유머를 곳곳에 숨겨놨다. 오라이온 팩스가 각성하고 성장해 옵티머스 프라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비해 둘도 없는 친구였던 D-16에 대한 설명은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전설적인 로봇 아이콘을 다루지만, 표정과 움직임에서 인간성이 느껴진다. 실사 영화보다 밝고 가볍지만 때로는 얼어붙을 듯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속도감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러닝타임 104분.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글 최재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0호(24.10.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