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에 이어 이번에 한국 작가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거머쥔 한강은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소설가 한승원 씨의 딸인 한강은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습니다.
1993년 대학 졸업 뒤 이후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습작을 시작한 뒤, 그해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습니다. 소설가로는 이듬해인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돼 데뷔했습니다.
이후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다양한 소설집과 장편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6년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대표작 소설집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 The Vegetarian)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처음 연재된 연작소설로, 국내에서는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됐습니다.
집필 활동 외에도 한강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과에서 예비 작가들을 상대로 소설 창작론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한강 일가는 문인 가족으로도 유명한데,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을 펴낸 아버지 한승원은 85세인 지금까지 펜을 잡고 있습니다. 한승원, 한강 부녀는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는 진기록도 세운 바 있습니다.
한강의 가장 최근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하고, 올해 3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한강은 "소설을 써오면서 제일 기뻤던 순간이 2021년 4월 말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한 순간"이라면서 "워낙 오래 걸리고 힘들게 썼다"고 밝혔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이번 4·3의 비극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까지,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표현한 한강은 당시 이 회견에서 "(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소설은) 이렇게 두 권을 작업했는데, 이제는 더는 안 하고 싶어요.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도 눈이 계속 내리고 너무 춥고, 이제 저는 봄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며 '밝은 얘기'를 써보고 싶다는 얘기를 전했습니다.
[ 최형규 기자 choibro@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