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4층서 11개월 조카 던진 '사이코패스' 고모…처벌은?
입력 2024-10-10 15:32  | 수정 2024-10-10 15:47
대구지방법원 외경. / 사진 = MBN
심폐소생술 중인 올케에게 "안락사 시키려 했는데 왜 살리냐"
재판부, 징역 15년 선고…"심신미약 상태 인정"
아파트 고층에서 생후 11개월 된 조카를 던져 살해한 40대 여성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습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동생 부부가 사는 대구의 한 아파트에 방문해 11개월 된 조카 B 군을 24층 창 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평소 반사회적 성격장애(사이코패스) 성향과 우울증 등을 앓던 A 씨는 어느 순간부터 B 군이 가족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B 군을 살해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A 씨는 가방에 흉기를 넣어 동생 집에 방문했지만, 주변 사람에게 발각돼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살해 방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방 안에서 조카를 안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를 발견한 뒤 "나도 안아 보고 싶다"면서 조카를 받아 들었고,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방문을 잠그고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현장에서 B 군의 어머니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내가 안락사 시키려 했는데 왜 살리느냐", "병원에서는 아프게 죽일 것"이라는 등 비상식적인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당초 입원 치료 중이던 A 씨는 약물 치료가 가능한 상태라는 의료진 판단으로 퇴원했는데, 이후 약을 제대로 먹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찰은 "범행 당일 흉기를 몰래 챙겨갔고, 범행을 들키지 않으려 방문을 닫고 범행한 점 등을 보면 계획적"이라며 징역 20년과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5년간 보호관찰을 구형했습니다.

재판부는 "자신의 의사 전달을 할 수 없었던 피해자는 고통 속에서 숨졌고, 피해자 모친은 마음에 상처를 받아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것"이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다만, A 씨 측 변호인이 그의 심신미약을 주장하지 않았음에도 "임상심리평가 결과에 따르면 사고 장애 및 정신적 문제가 와해된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있어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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