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일본 극우 혐오와 싸우는 일본 전사들 [한일 매듭&맺음]
입력 2024-10-02 19:00  | 수정 2024-10-03 19:52
【 앵커멘트 】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준비한 MBN의 기획 '매듭과 맺음, 무스비' 두 번째 시간입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2018년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손해배상 소송 판결 등 2010년대 한일 관계는 살얼음판 이었습니다.
그러자, 일본에는 극우 세력들이 힘을 얻었고, 재일 한국인 등을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식의 혐오 발언이 판을 쳤습니다.
하지만, 이런 헤이트 스피치는 일본 내 양심 세력이 힘을 합쳐 사라지게 됐는데요.
이에 앞장선 사람들을 김세희 기자가 한국 방송사로서는 처음으로 만나 집중 인터뷰했습니다.


【 기자 】
가와사키는 재일교포들이 제법 많이 정착해 사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2015년 재일한국인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의 '집단 자위권 법안'에 반대하는 전쟁 반대 집회를 열었고, 재특회라는 극우세력의 표적이 됐습니다.


▶ 스탠딩 : 김세희 / 기자 (일본 가와사키)
- "당시 재특회는 이곳 후레아이관 인근 골목까지 들어와 혐오집회를 열며 활동 중지를 압박했습니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거나 "조선인은 나가라"라는 식의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는 큰 상처가 됐습니다.

▶ 인터뷰 : 최강이자 / 다문화 교류 시설 관장
- "(식민지 역사로 인해)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닌 할머니들이, 왜 지금에서야 '조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어야만 하는지…. 재일 1세인 할머니들과 아이들을 우리가 지켜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극우 시위에 반대하고 나선 재일 한국인 3세 최강이자 관장에게는 바퀴벌레 시체가 배달됐고, 함께 활동해 온 간바라 하지메 변호사에게는 변호사협회에 징계 청구가 수천 건에 달했습니다.

양심적인 활동가의 끊임없는 노력에 가와사키시에서는 헤이트 스피치를 할 경우 벌금을 매기는 내용이 포함된 조례가 만들어졌고 헤이트 시위는 힘을 잃었습니다.

▶ 인터뷰 : 간바라 하지메 / 변호사
- "헤이트 스피치 시위를 하면 시민이 엄청 모여들어서 그걸 몸으로 막거든요. 길에 드러누워서 막아버리는 거죠, (시민들이) 목숨을 건 활동을 많이 해왔어요."

극우세력들은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겼지만, 이를 막기 위한 활동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국으로 돌아가라"라는 블로그 글을 썼던 남성은 2023년 요코하마지방법원 가와사키지부에서 194만 엔 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최강이자 / 다문화 교류 시설 관장
- "문화가 양국 만남의 입구가 되고 있는, 좋은 교류도 이어지고 있어요. 젊은 사람들의 그런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을 어른들이 제대로 배워야 해요."

▶ 인터뷰 : 간바라 하지메 / 변호사
- "일본인이 과거의 식민지라든가 침략 전쟁 같은 역사를 제대로 인정하고, 반성하며 사과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법이라고…."

▶ 스탠딩 : 김세희 / 기자 (일본 가와사키)
- "간바라 변호사와 최강이자 관장은 혐오와 차별에 맞서 싸웠습니다. 한일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런 양심 세력들의 연대를 통해서 가와사키시에서는 혐오 집회 시위가 사라질 수 있었습니다. 일본 가와사키에서 MBN뉴스 김세희입니다."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saay@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그 래 픽 : 이새봄 심정주
번 역 : 강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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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비(結び) : '매듭' 또는 '(인연을) 맺음'을 뜻하는 일본어 단어입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갈등과 우호 관계를 잘 매듭짓고, 새로운 인연을 맺어 이어가자는 기획 의도를 담아 제목을 지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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