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판결 인정하지만 억울하다는 말도 하면 안 되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전화한 것은 위증을 교사한 것이 아니라 있는 대로 말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혐의를 거듭 부인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 피고인 신문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8년 12월 24일 김씨에게 전화해 "KBS하고 (김병량) 시장님 측이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상의했고 가능하면 교감이 있었다고 얘기해주면 딱 제일 좋죠",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라고 말한 것이 위증을 교사한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김씨가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고민도 없이 (즉각) '모른다'고 말한 것은 '아 이 사람이 말 안 하고 싶어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김씨는 상의를 한 것은 맞는데 상대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취지였기 때문에 '직접 경험한 것을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번 위증교사 사건의 단초가 된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과 관련한 검사 사칭 사건은 김병량 전 시장과 KBS 사이에 자신을 주범으로 몰려는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계속했습니다.
그는 "김병량 시장이 저를 워낙 미워했고 여기 계시는 검찰도 저를 많이 미워했다"며 "전체적으로 이해관계가 일치됐던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검찰이 '2004년 (검사 사칭 사건) 유죄 판결이 억울하냐'고 묻자 "여전히 그렇다"며 "제가 방조면 모르겠는데 어떻게 주범이 될 수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당시 대법원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냐는 검찰 질문에는 "인정을 안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판결이 진리를 쓴 성경도 아닌데 억울하다는 말도 하면 안 되느냐"고 쏘아붙였습니다.
이 대표는 반대신문에서도 변호인이 허위 사실 공표 재판과 관련해 '검사 사칭 사건'은 주요 쟁점도 아니었다고 지적하자 "그렇다"면서 "그런데 또 (검찰이) 덜컥 기소를 해서…어휴, 제가 험한 인생을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씨에게 전화한 것에 대해서는 "우아한 전과도 아니고 검찰 사칭을 했다는 자존심 상하는 비난을 이번 기회에 밝혀보려고 했던 것"이라며 "(김씨의 법정 증언도) 하나 마나 한 증언이 사실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피고인 신문을 마친 재판부는 이어 검사의 구형과 의견 제시, 이 대표의 최후 진술 등을 하는 결심 절차를 이어갑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