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4일 오전쯤 제주 남쪽 먼바다 북상 유력
변수 많지만 '한반도 상륙 또는 대한해협 통과' 전망 다수
제18호 태풍 '끄라톤'이 다음 주 징검다리 연휴 때 국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보됐습니다.변수 많지만 '한반도 상륙 또는 대한해협 통과' 전망 다수
오늘(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어제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해상에서 발달한 끄라톤은 이날 오전 9시쯤 마닐라 북동쪽 570㎞ 해상까지 이동했습니다.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29m(시속 104㎞), 중심기압은 980hPa(헥토파스칼)로 세력 강도는 '중'입니다.
기상청은 끄라톤이 중국 내륙에 자리한 고기압에 끌려 북서진하다가 방향을 틀어 대만 동편으로 북동진하면서 4일 오전 9시쯤 타이베이 북동쪽 530㎞ 해상, 즉 제주 남쪽 먼바다까지 북상할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끄라톤이 대만을 얼마나 가까이 지날지를 두고 이견이 있지만 대만과 중국, 홍콩, 일본, 필리핀, 미국 등의 기상당국도 한국과 비슷한 경로를 전망합니다.
다만 '날씨 시뮬레이터'라고 할 수 있는 수치예보모델 전망치이 통일되지 않는 등 변수가 많은 상황입니다.
수치예보모델 중 가장 성능이 좋다고 꼽히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만 봐도 국내 상륙 전망부터 대만을 지나 중국 남부에 상륙하는 전망까지 다양하게 내놓았습니다.
기상청이 발표한 제18호 태풍 끄라톤 예상 경로 /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1차 변수는 끄라톤이 현 위치에서 얼마나 더 서진할지입니다.
중국 내륙 고기압에 현재 예상보다 더 영향받아 예상보다 더 서진하면 대만을 지날 때 점차 세력이 약화하고 중국 남부에 상륙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또, 끄라톤이 예상대로 대만 동편에서 북동쪽으로 경로를 튼 뒤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을 얼마나 빨리 만나느냐도 주요 변수입니다.
북동진 속도가 느려 대기 상층 기압골과 먼 위치에 머문다면 상층의 빠른 바람을 타지 못해 속도가 더 느려질 것이고 반대라면 빠르게 북상할 수 있습니다.
북위 30도 선을 넘은 뒤에도 태풍으로 세력을 유지할지도 미지수입니다.
끄라톤은 당분간 세력을 키울 만큼 열용량이 충분합니다. 일단 충분히 뜨거운 바다를 지나고 북동진으로 방향을 튼 뒤 열용량이 적은 바다를 지나게 됩니다.
변수가 많아도 대비가 필요합니다.
여러 수치예보모델 전망 중 '대만 동편에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대한해협을 지난다'는 전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은 끄라톤이 현재 예상대로 움직이면 다음 달 3∼5일 끄라톤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대기 상층 기압골이 유입시킨 찬 공기가 충돌하면서 남부지방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부지방과 동해안은 지난 21일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터라 다시 많은 비가 내리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