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진료는 의사에게]암환자보다 더 많은 손상환자…절반은 '추락·낙상'
입력 2024-09-29 11:35  | 수정 2024-09-29 11:36
자료사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50대 후반 여성 A씨는 추석 연휴 직후 한밤중 의자를 딛고 올라서서 집안 선반을 정리하다가 넘어져 집 근처 응급실로 실려 갔습니다.

의식을 잃었고, 진단결과 경막하혈종(SDH)이었습니다. 의자에서 떨어지면서 머리부위가 방바닥에 강하게 부딪혔던 겁니다.

신경외과 전문의가 곧바로 응급 개두수술을 했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닷새 만에 숨졌습니다.

60대 초반 남성 B씨는 추석 연휴 도중 집안 계단에서 넘어져 왼쪽 팔뚝과 팔목이 부러졌고, 60대 후반 여성 C씨 역시 계단에서 굴러 정강이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해 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수술로 무사히 치료했습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1.5배…고령자 낙상사고 심각


우리나라 입원환자 중 손상환자 비율이 1위이며, 추락이나 낙상이 사고원인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2022년 퇴원손상통계 및 퇴원손상심층조사 등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입원환자 7,402,655명 가운데, 손상환자가 15.4%인 1,142,195명으로 1위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0년 전 통계와 비교해 2.3%포인트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손상예방에 대한 국가적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전체 손상환자 중 남자(51.7%)가 여자(48.7%)보다 더 많았지만,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여자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추락·낙상이 49.6%로 가장 많았으며, 여자가 남자보다 1.5배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락·낙상으로 인한 손상환자는 55세부터 여자가 남자보다 많았습니다.

손상은 길·간선도로(남자 29.2%, 여자 4.1%)와 주거지(남자 13.2%, 여자 27.4%)에서 주로 발생했습니다.

특히 고령자 낙상사고의 경우 심각한 손상을 동반하거나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이 높은 편입니다.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 중 3분의 1 이상에서 연간 한 번 이상 낙상을 경험한다고 하며, 우리나라도 60대 이상 낙상 사고 비율이 전체 손상 기전 중 42.9%를 차지해서 10년 전보다 1.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산 온종합병원 관절센터 윤성훈 진료원장(정형외과전문의)은 "노인 낙상은 장기간 요양 및 반복 입원의 주요 원인으로, 체력 손실,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노인은 개개인의 근력이나 체력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능력에 맞는 근력 및 균형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낙상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끄럼 방지 매트나 스티커를 부착…규칙적 운동 필요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낙상 사고를 예방하려면, 방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나 스티커를 부착하여 미끄럽지 않게 해야 합니다.

걸려 넘어질 수 있는 장애물이나 물건도 치우고, 바닥에 있는 물기나 기름기는 즉시 닦아야 낙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실내조명을 밝게 유지하고, 계단이나 높은 곳에 오를 때는 손잡이를 잡거나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 일주일에 최소 3회,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력과 유연성을 강화하면 낙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시력이 나쁘면 낙상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매년 정기적으로 안과 전문의를 통해 시력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 안진우기자 tgar1@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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