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꽃축제 명당은 30만 원, '줄 서기'는 15만 원…중고거래 이상 과열
입력 2024-09-29 09:47  | 수정 2024-09-29 09:53
불꽃축제 명당 자리를 구한다는 글(왼쪽)과 '줄서기' 알바를 홍보하는 글 / 사진=연합뉴스, 중고거래 플랫폼 캡처
인근 호텔비 260만 원까지 치솟아
50만 명 운집 예상…서울시, 종합 대응 계획 마련

다음 달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중고거래 플랫폼에 불꽃축제를 즐길 '명당'을 구한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여의도 인근 한 호텔의 한강 전망 코너 스위트 객실 숙박 요금이 260만 원까지 치솟는 등 시내 호텔 숙박료가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주고 남의 집까지 빌리려는 일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한 이용자는 중고거래 플랫폼에 글을 올려 "가족 추억을 만들려고 한다. 10월 5일 오후 4∼9시도 좋고 1박 가격도 제시해달라. 불꽃(축제)이 목적이기 때문에 건물에 가리지 않고 아래 위 불꽃이 모두 보여야 한다"며 30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다른 이용자는 원효대교 인근 강변 아파트명을 나열하면서 "어른 2명과 네 살 아이가 안전하게 불꽃축제를 볼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며 30만 원에 장소를 빌리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밖에도 '불꽃축제 보이는 사무실이나 공간 구한다', '불꽃축제 잘 보이는 한강 인근 주차장 소개해달라'와 같은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전 일찍 현장에 나가 불꽃축제 명당자리를 맡아주겠다는 글이 연달아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아침 일찍 가서 한강 불꽃축제 자리를 맡아주겠다. 자세한 위치나 가격은 문의 부탁한다"며 "다른 업체는 최소 15(만 원) 이상 부른다"고 적었습니다.

공연·스포츠 행사 등을 가리지 않고 '줄서기' 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업체들도 '불꽃축제 명당 확보'에 가세했습니다.

2023 서울세계불꽃축제 / 사진=연합뉴스 자료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재훈(42) 씨는 "아직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큰 축제가 있을 땐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며 "아이들에게 불꽃놀이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안전 우려를 고려하면 공감 못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직장인 이모(25) 씨는 "연애 초반이라 남자친구랑 같이 불꽃축제를 보고 싶지만 알다시피 여의도 불꽃축제는 (자리잡기) 난이도가 최상 아니냐"며 명당이 보장만 된다면 10만 원 선까지는 줄서기 대행 알바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올해 서울세계불꽃축제는 다음 달 5일 저녁 7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마포대교∼한강철교 일대에서 일본팀과 미국팀의 불꽃쇼를 펼쳐 보입니다. 행사 피날레는 저녁 8시쯤 원효대교∼한강철교 일대에서 한국팀이 장식합니다.

주최사인 한화에 따르면 이번 축제에는 약 50만 명에 가까운 대규모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꽃쇼 끝나고 쏟아져 나오는 인파 / 연합뉴스 자료

서울시는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현장에는 소방상황실을 설치하고 소방 인력 약 330명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혹시 모를 익사 사고에 대비해 수난사고 대응 요원도 수변지역에 배치합니다. 연화대 화재나 폭발 사고 등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수난구조대도 투입합니다.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여의도·마포역과 9호선 샛강역 등지에는 구급차를 두기로 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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