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usical] 역사 속 사랑과 혁명의 서사시…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입력 2024-09-26 17:38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EMK뮤지컬컴퍼니의 6번째 창작 뮤지컬 작품이다. 이케다 리요코의 만화 원작으로 ‘오스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사랑, 그리고 인간애를 프랑스 혁명이라는 장중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담아낸다.

원작은 1972년 연재 이후 누적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고전이다. 이를 일본 다카라즈카 극단(여성 뮤지컬 극단)에서 1974~2014년에 공연을 올려 500만 명의 관객 수를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1993년 방영해 국내 애니메이션 최고 시청률 28%를 기록하는 등 모두에게 사랑받았던 히트작이다.
대대로 왕실근위대를 지휘하는 유서 깊은 자르제 가문의 오스칼. 그녀는 집안의 명예를 이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아들로 키워져 근위대장이 된다. 하인이자 친구인 앙드레는 오스칼을 향한 마음을 숨긴 채 언제나 그녀의 곁을 지킨다. 화려한 향연이 이어지는 베르사유 궁전. 민중들은 흉작과 세금에 허덕이며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 어느 날, 귀족만 노려 물건을 훔친다는 흑기사가 나타나고, 오스칼은 앙드레를 흑기사로 위장시켜 진짜 흑기사를 유인하려는 계획을 시작으로 점차 귀족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극은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오스칼과 앙드레 중심의 드라마를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귀족 오스칼의 시선으로 프랑스 혁명의 격랑을 바라보며 인간의 존엄성, 삶의 가치를 담아냈다. 특히 여성으로 태어나 남자의 삶을 살게 되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오스칼의 이야기는 큰 울림을 준다. 오스칼과 함께, 신분 차이로 오스칼을 향한 마음을 숨긴 채 그녀 곁을 지키는 앙드레가 정면에서 겪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 사랑과 혁명의 서사시도 시선을 끈다. 입체적이고 드라마틱한 캐릭터 묘사와 탄탄한 연출력의 왕용범, 작품의 서사와 인물의 섬세한 감정을 완벽하게 녹여낸 아름다운 멜로디를 탄생시키는 이성준 작곡가 콤비의 솜씨가 제대로 발휘된다.
무대 역시 섬세하다. 프랑스 혁명기를 귀족을 상징하는 눈부신 금색과 곡선으로 표현하고 대조적인 평민의 삶을 거친 직선으로 표현한다. 또한 총 250벌이 넘는 의상, 100개 이상의 머리 장식, 100컬레의 신발 등 매 신, 등장인물마다 서사와 특성을 부여한 의상과 소품은 화려한 귀족과 정반대의 삶의 평민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메시지를 한층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화려한 샹들리에, 흩날리는 붉은 장미 꽃잎 등 화려한 무대 디자인과 의상, 분장, 가발, 조명, 소품 등 무대 예술의 신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Info
장소: 충무아트센터
기간: ~2024년 10월 13일
출연: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 –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 / 앙드레 그랑디에 – 이해준, 김성식, 고은성 / 베르날 샤틀레 – 박민성, 서영택, 노윤 / 마담 드 폴리냑 – 서지영, 리사, 박혜미 / 로자리 라 모리엘 – 유소리, 장혜린 등등

[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8호(24.10.0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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