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싫다는데도 무작정 촬영…일반인 여성 마음대로 찍는 중국 파파라치
입력 2024-09-25 19:00  | 수정 2024-09-25 19:36
【 앵커멘트 】
거리를 지나가는데, 대형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갑자기자신을 둘러싼 채 촬영을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한국 같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중국에선 이런 일이 날마다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김한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해가 진 저녁, 베이징의 번화가인 싼리툰입니다.

인파로 가장 붐비는 거리마다 대형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보입니다.

주위를 살피다 열심히 무엇인가를 찍는데, 모두 젊은 여성들입니다.

이들은 일반인 여성들을 몰래 또는 대놓고 촬영하는 파파라치들인데, 주 타깃은 화려하거나 가벼운 복장을 한 여성들입니다.

촬영에 열중하다 생각대로 안 됐는지, 작전회의를 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길거리 파파라치 현장음
- "(찍다가) 사람이랑 부딪혔어. (찍는) 사람이 부족해. 나 얘 신고할 거야."

여성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진행되는 촬영이지만, 공안도 지켜만 볼 뿐 제지하지 않습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베이징)
- "더 큰 문제는 이렇게 파파라치들이 촬영한 영상이 대부분 SNS나 인터넷에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노출이 심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촬영한 영상은 물론, 거절 의사를 밝힌 여성들의 모습까지 버젓이 SNS에 공개하기도 합니다.

"찍지 말아요. 예쁜 여자 처음 봐? 찍지 마."

여성들 역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쾌함을 드러냅니다.

▶ 인터뷰 : 베이징 시민
- "갑자기 인터넷에서 제가 나오는 걸 본 적 있어요."

▶ 인터뷰 : 베이징 시민
- "단순히 옷을 짧게 입어서 찍는 거라면, 저는 진짜로 동의하지 않아요."

중국 법조계에선 이런 행동들이 초상권 침해에 해당해 처벌 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김문철 / 중국 변호사
- "타인이 반대하지 않았더라도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온라인으로 배포하면 전형적인 초상권 침해 사례가 되고요. 그리고 촬영한 내용이 부적절하면 명예권 훼손까지도 가능합니다."

법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일상에선 사실상 없다시피한 초상권, 중국 거리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파파라치들이 당당히 활개치는 이유입니다.

베이징에서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김한준 기자 / beremoth@hanmail.net ]

영상취재 : 대 나 베이징
영상편집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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