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빈곤노인 67만명 기초연금 받자마자 생계급여 '뚝'
입력 2024-09-24 09:03  | 수정 2024-09-24 09:14
13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23 마포구 노인 일자리 박람회'가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생계급여액 월평균 32만4천원 삭감

기초연금과 생계급여를 동시에 받는 우리 사회 최빈곤층 노인 67만명이 기초연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사실상 생계급여가 깎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실(조국혁신당)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 중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는 노인은 67만5천596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기초연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생계급여를 깎인 노인이 67만4천639명으로 99.9%에 달했습니다.

이들 노인이 삭감당한 생계급여액은 2024년 기준 월평균 32만4천993원으로 올해 기초연금 최고 지급액인 월 33만4천810원의 97.1%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보충성의 원칙'과 '타급여 우선의 원칙'이 있는데, 기초연금액만큼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에서 깎이기 때문입니다.

'보충성의 원칙'은 소득이 정부가 정한 기준액보다 적으면 부족한 만큼 생계급여로 보충해준다는 말이고, '타급여 우선의 원칙'은 생계급여 신청자가 다른 법령에 따라 보장받을 수 있는 경우 기초생활보장 급여보다 우선해서 다른 법령에 따른 보장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에 기초연금법에 따라 기초연금을 받으면 공적 이전소득으로 잡혀서 생계급여를 받는 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이 올라가게 되고, 그러면 기초연금을 받은 액수만큼 생계급여 지원액이 깎입니다.

따라서 극빈층 노인은 사실상 기초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정부는 지난 4일 '연금개혁 추진 계획안'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노인 세대 중 극빈층에 속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 65세 이상 노인이 기초연금을 신청해서 받더라도 생계급여를 깎지 않기로 했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추가 지급하고, 생계급여 산정 때 반영하는 '소득인정액'에서 빼는 방식으로 빈곤 노인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금도 장애인 연금, 장애인수당, 아동 보육료, 양육수당, 국가유공자수당 등은 소득인정액 계산에 포함하지 않고 생계급여와 별도로 지급하는데, 기초연금도 이런 급여들처럼 보충성 원리에 구속되지 않게 예외를 두겠다는 것입니다.

김선민 의원은 "'줬다 뺏는' 기초연금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이번 연금개혁에서 반드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빍혔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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