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위암·전이간암 70대, 지역병원서 협진수술 성공

명치 통증·하복부 불편, 대장·위암 진단에 간 전이까지
전문의 3명 협진수술 성공

대장암과 위암에 간 전이까지 의심되는 70대가 부산의 한 지역종합병원에서 전문의 4명의 협진을 통해 성공적으로 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2개의 원발성 암과 간에까지 전이된 환자를 협진을 통해 동시 수술에 성공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게 학계의 반응입니다.

부산 온종합병원은 "이 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의 간담췌외과 김건국교수(전 가천의대 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외과 백승현 과장(부산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주재우 과장(진료부장) 팀이 지난달 30일 대장암과 위암에다 간 전이까지 의심되는 70대 환자에 대해 7시간여 걸친 협진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환자는 수술 직후 중환자실에서 한차례 위험한 상황을 맞았으나 심폐소생술 이후 빠르게 회복돼 지난 20일 퇴원했으며, 현재 식사도 무난하게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부산에 사는 73세 환자는 명치 아래 통증과 함께 하복부 불편감이 지속했고, 입맛도 없고 식사를 제대로 못 하게 되면서 체중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헛구역질에다 대변보는 것까지 힘들어지자 지난 8월 중순 병원 소화기내과를 찾았습니다. 평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을 앓고 있던 환자는 곧바로 입원해 내시경,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위암과 대장암으로 진단받았습니다.

위암은 조기였으나 대장의 종양이 8×6㎝, 림프절 전이로 3기에 해당했습니다. 심지어 대장암이 간에까지 전이됐을 가능성까지 의심됐습니다.

가족들은 곧바로 지역 대학병원에서 로봇수술을 받기로 하고 일정까지 잡았으나, 온종합병원 외과 백승현 과장 등으로부터 협진 수술을 통한 3개 암 동시 수술 여부를 제안받고 고심 끝에 수락하게 됐습니다.

대장 종양의 위치가 상장간정맥과 가까운 데다 깊어 자칫 수술 도중에 다량 출혈이 우려되는 고난도 수술이었습니다.

외과 백승현 과장이 먼저 오른쪽 대장 절반을 절제, 이어서 간담췌외과 김건국 교수가 부분 간 절제술과 담낭절제술 시행하자마자, 다시 백승현 과장이 대장의 종양 절제를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기위암 수술을 위해 외과 주재우 과장이 투입돼 위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습니다. 수술시간은 7시간 30분 걸렸습니다.

외과 백승현 과장은 "두 개의 원발암과 간 전이까지 이뤄진 환자에 대한 수술은 고난도에다 사례가 흔치 않아 다들 기피하지만, 때마침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숙련된 영상의학인터벤션 전문의를 믿고 적극적으로 암 수술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암 수술을 포함해서 그동안 수천 건의 외과 수술을 해봤지만, 전문의 3명이 동시에 투입돼 협진으로 각각의 종양 제거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이번 수술은 종양이 워낙 깊은 곳에 위치한 데다 고난도여서 집도의들끼리 높은 신뢰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시도하기 쉽지 않은 수술"이라며 협진성과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 안진우기자 tgar1@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