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양수 터졌는데도 수용 불가"…충북서 이송 지연 속출
입력 2024-09-20 13:33  | 수정 2024-09-20 13:45
이송되는 환자. / 사진=연합뉴스 자료
충북대병원 내달 야간 응급실 운영 부분 제한 검토
충북 지역에서 응급실 이송 지연 사례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도내 응급실 운영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지역 의료 현장 혼란은 심화할 전망입니다.


오늘(20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어제(19일) 오후 5시 29분쯤 청주 개신동에서 17주 차 임신부(20대)가 양수가 터져 119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구급대가 인근 의료기관 10여 곳에 연락을 돌렸지만, 환자 수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결국 이 임신부는 최초 신고 접수 약 2시간이 지나서야 대전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같은 날 오후 8시 43분쯤 청주시 사직동에선 70대 환자가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병원 16곳으로부터 거절당한 지 약 2시간 30분 만에 60㎞ 이상 떨어진 평택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이송 과정에서 산소를 투여해 환자 상태가 다행히 안정기에 들어갔다"며 "더 늦어졌다면 상태가 다시 나빠질 위험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추석 연휴인 지난 15일 오전 8시 51분쯤 영동군에선 80대 남성이 눈을 찔려 출혈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배후 진료의 부족 등으로 병원 여러 곳에서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자 소방 당국은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운영 중인 도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상황을 전달 받은 도는 충북대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협조를 구했고 휴가 중인 의사가 복귀, 환자는 신고가 접수된 지 약 4시간이 지나서야 수술을 받았습니다.

도내 응급실 이송 지연 사례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지역 의료 환경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 여파로 현재 응급실을 평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로 제한해 운영하고 있으며, 야간과 주말·공휴일에는 문을 닫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도내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이 내달부터 야간 응급실 운영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적은 인원으로 응급실을 운영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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