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양자관계 중요성 강조…외교적 게임 시간 끝났다는 첫 신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 것은 러시아가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서방에 보낸 것이라는 러시아 매체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러시아 친정부 성향 매체 차르그라드는 14일(현지시간) 쇼이구 서기의 방북에 대해 "외교적 게임의 시간이 끝났다는 첫 신호"라며 "더는 레드라인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충돌에 대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이 매체는 쇼이구 서기의 방북 시점에 주목했습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 타격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시점에 러시아 안보 책임자가 평양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차르그라드는 현재 러시아·중국·북한이 나토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 기술 블록을 형성하고 있고 러시아에서는 이 작업을 쇼이구 서기가 감독한다는 비공식 정보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에서 쇼이구 서기를 접견해 "친선적이며 신뢰적인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나누고 만족한 견해 일치를 봤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양국 관계가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한 제반 분야에서 활력 있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도 전날 성명에서 쇼이구 서기가 김 위원장과 만나 광범위한 의제를 논의했다면서, 이번 만남이 지난 6월 북러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이행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필요한 탄약과 미사일 등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제공받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 매체 브즈글랴드는 "쇼이구 서기의 이번 방문은 러북의 양자 관계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국제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북한과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는 러시아의 노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북한 정권 수립 76주년 기념일(9·9절)에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김 위원장의 '애마'로 알려진 오를로프 트로터 품종의 말 24마리를 북한에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