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암 환자 뺑뺑이 나올 것...추석보다 겨울이 걱정"
입력 2024-09-13 13:46  | 수정 2024-09-13 13:47
사진=연합뉴스
'단식 농성' 의대 교수들 마무리 기자회견
"내년도 의대 증원 취소 수험생 피해보다 의료 현장 정상화가 더 중요"
의정 갈등이 장기화 된다면 암 환자 뺑뺑이도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의대 증원 취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여온 의대 교수들은 오늘(13일) 충북대 의대 첨단 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채희복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충효 강원대 의과대학·강원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 박평재 고대의료원 교수 비대위원장이 참석했습니다.

박 교수는 "건강검진은 연말에 집중되기 때문에 겨울에 새로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늘 것"이라며 "하지만 겨울에는 호흡기계 질환과 심혈관, 뇌출혈 질환 역시 급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에 암 환자들이 중환자실 자리를 찾지 못해 뺑뺑이를 도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눈앞의 추석에 대해서만 대비하고 있지만 정말 두려워해야 할 시기는 이번 겨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채 교수는 "충북대병원의 경우 전공의들이 떠난 뒤 원래 5~6개 정도 열리던 수술방이 3개만 열리고 있는데 한 곳은 응급 외상 환자를 수술하고 한 곳은 스탠바이를 해야 해서 정규 수술용은 한곳밖에 없는 셈"이라며 "겨울에 암 환자들이 증가하면 수술받을 곳을 찾지 못해 뺑뺑이를 겪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교수들의 사직이 잇따르며 당장의 지역 필수 의료도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채 교수는 "배장환 전 충북대병원 비대위원장이 사직한 뒤 그를 따라 들어왔던 교수들이 다 사직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이미 신부전을 전공한 교수가 나갔고, 부정맥 전공하신 교수는 오는 24일 사직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 교수가 빠지면 그 교수가 중심이 돼서 같이 일했던 팀이 망가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내년도 의대 증원이 취소되면 수험생들이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장 피해를 입게되는 학생들보다 의료현장을 정상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들은 지난 9일 삭발식을 갖고 이날까지 단식 투쟁을 벌였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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