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Find Dining] 시원한 바람 불면 생각나는 맛…“국물이 끝내줘요”
입력 2024-09-13 13:26  | 수정 2024-09-13 13:30
얼음 동동 냉면, 시원한 콩국수를 찾아다니던 때가 며칠 전이었던가.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 솔솔 부는 요즘, 슬슬 발동 걸리는 따끈한 국물 식탐을 꽉 채워 줄 맛집을 찾았다.

능라도 명동
#을지로 맛집 #이북음식 전문점
찐한 육향의 평양냉면이 능라도의 주인공이라면 이곳의 빛나는 조연은 어복쟁반이다. 이북지방의 향토음식 중 놋 쟁반에 고기와 야채를 푸짐하게 올려 뜨거운 육수를 부어 먹는 어복쟁반은 따끈한 국물 당기는 날 먹기에 최적의 메뉴. 쟁반을 가득 채운 사태, 설깃, 우설 등 투 플러스 한우의 푸짐함에 놀라고, 담백하고 연한 고기 맛에 감동하게 된다. 마지막 남은 국물에 면사리 추가까지 완벽한 풀코스.
여기에 팁 하나, 바삭한 녹두 지짐이 몇 조각을 전골에 함께 넣어 먹으면 이북식 국밥인 온반의 맛까지 느낄 수 있다. 다양한 고기 맛을 즐기고 싶다면 수육(반 접시부터)을 추천한다. 소고기와는 또 다른 돼지고기의 진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 누린내 없이 깔끔하고 쫀득하다. 능라도에 왔다면 평양 냉면은 필수인데, 매일 자가 제분·제면하는 메밀향 가득한 평양냉면은 평양냉면 마니아들이 인정한다. 사계절 언제 먹어도 맛있다.
미러칼국수
#대치동 맛집 #재래시장 손칼국수
대치동 은마상가, 지하 1층 노포 상점들 사이에 있는 식당. 국수에 진심인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소문난 집에는 다 이유가 있다. 깔끔한 멸치육수 베이스에 감자, 애호박, 부추로 개운하게 맛을 낸 맑은 국물. 이 맛은 왜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지. 8,000원의 행복이다. 손으로 직접 얇게 뜬 수제비의 졸깃함에 더해져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고, 갓 담근 시원한 배추김치는 입맛을 돋구기 충분하다. 즉석에서 비벼주는 김치 송송 들어간 매콤한 비빔국수도 맛을 안 보면 손해다.
신의주찹쌀순대국
#청담동 맛집 #30년 전통 프리미엄 순대국
꼭 그 식당에 가야만 먹는 메뉴가 있다. 재료의 퀄리티나 손질이 예민한 음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순대국 역시 그런 메뉴 중 하나. 냄새 없고 진한 국물 맛, 거기에 순대와 고기가 푸짐하게 나오는 신의주 순대국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 점 때문이다. 하나 더, 칼칼하게 무친 짭조름한 이곳의 무생채도 한몫한다. 30년이 훌쩍 넘어도 변하지 않은 한결같은 맛을 선보이는 이곳은 24시간 운영 또한 특징이다. 2차, 3차로 들러 수육, 오소리 감투 귀 무침을 앞에 두고 한잔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글과 사진 최유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7호(24.9.17-24 추석합본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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