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욕증시, CPI 실망에도 기술주 급등 마감…나스닥 2.17%↑
입력 2024-09-12 07:18  | 수정 2024-09-12 07:35
뉴욕증권거래소. / 사진=연합뉴스
다우 0.31% 상승, S&P 500 1.07% 상승
뉴욕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급등하면서 하루를 마쳤습니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실망했던 주요 주가지수는 장 초반 급락했으나 긍정적인 해석이 우위를 점하며 급반등했습니다.


미국 동부시간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4.75포인트(0.31%) 오른 40,861.71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8.61포인트(1.07%) 뛴 5,554.13,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69.65포인트(2.17%) 급등한 17,395.53에 장을 마쳤습니다.

8월 CPI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는 하루였습니다.

8월 CPI가 나온 뒤 장 초반 주요 주가지수는 우량주 위주로 급락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다우지수는 한 때 4만 선이 붕괴되며 -1.83%까지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고, S&P500지수도 -1.61%까지 낙폭이 벌어졌습니다.


8월 헤드라인(전품목) CPI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무난하게 나왔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근원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며 가팔라지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시장에 확산됐습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로는 0.2%,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 오르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하지만 8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3%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 0.2% 상승을 웃돌았습니다. 지난 4월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큰 상승폭입니다.

특히 세부 항목에서 서비스 물가상승률이 오히려 가팔라진 점이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습니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8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5% 오르며 전월치(0.4%↑)를 소폭 웃돌았습니다. 8월 교통서비스 물가는 전월 대비 0.9%나 튀어 올랐는데, 이는 지난 4월 이후 최대폭입니다.

하지만 CPI 결과가 전반적으로 무난했다는 점에 초점이 옮겨간 듯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지수는 과격하게 반등했습니다.

특히 기술주 위주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90%나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인공지능(AI) 테마를 이끄는 엔비디아는 이날 8.15% 급등하며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수요가 여전히 엄청나다며 투자 수익도 상당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습니다.

브로드컴이 6.79%, TSMC가 4.80%, ASML이 6.49%, AMD가 4.91% 오르는 등 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강력한 매수세의 맛을 봤습니다.

반면 우량주 위주로 구성된 다우지수의 모든 종목이 이날 한때 하락한 점은 기술주 강세와 대비됩니다. 특히 프록터앤드갬블(-2.18%), 존슨앤드존슨(-1.53%), 유나이티드헬스그룹(-1.55%) 등 필수소비재의 약세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단독으로 보면 CPI는 나쁘지 않다"며 "시장은 예상보다 높은 근원 수치를 원하지 않았는데 8월 CPI로 50bp 금리인하는 물 건너갔다"고 분석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대 주주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을 추가로 축소했다는 소식에 약세를 보였고, 스타벅스는 새로운 CEO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5% 넘게 상승했습니다.

대표적인 '밈 주식' 게임스탑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한 2분기 실적의 여파로 주가가 11% 이상 밀렸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다 지분을 보유한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DJT)의 주가는 10% 넘게 급락했습니다. 전날 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맞붙은 첫 TV 토론에서 해리스가 우세했다는 평가에 실망 매물이 쏟아졌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2주 최고치를 경신한 주식은 171개, 최저치를 갈아치운 주식은 100개로 집계됐습니다.

업종별로는 기술이 3.25% 뛰며 기염을 토했습니다. 임의소비재와 커뮤니케이션서비스도 1%대 상승률을 보인 반면, 필수소비재와 에너지, 금융, 의료, 부동산은 하락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85%로 반영했습니다. 전날 마감 무렵의 71%에서 14%포인트가량 튀어 오른 반면, 50bp 인하 확률은 15%까지 축소됐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39포인트(7.29%) 하락한 17.69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유가는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을 강타한 탓에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2.37% 오른 배럴당 67.31달러에 장을 마감했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2.05% 뛴 배럴당 70.61달러에 거래를 끝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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