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개 숙인 이복현...오락가락 은행 대출 정책에 '사과'
입력 2024-09-10 14:51  | 수정 2024-09-10 15:01
이복현 금감원장, 은행장들과 간담회/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급증세 관련 세밀한 입장 내지 못해 죄송"
앞으로 가계대출 관리 "여신 심사 기준 세우되, 그레이존은 은행연합과 논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대출 정책과 관련한 오락가락한 발언들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그는 오늘(1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18개 국내은행 은행장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계대출 급증세와 관련해 세밀하게 입장과 메시지를 내지 못한 부분, 국민이나 은행 창구 직원에게 불편과 어려움을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자신이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을 비판하고서 은행들이 대출 규제를 내놓자 이로 인한 실수요자 피해를 재차 지적하면서 불거진 혼란을 직접 거론하며 사과했습니다. 도의적 책임이 아닌 스스로 일으킨 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가계대출 관리 방향에 대해 "은행마다 여신 포트폴리오가 달라서 여신 심사에 대한 특정 기준을 세우되, 그레이존에 대해서는 은행연합회와 논의하는 방식이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에 편승해 특정 자산에 쏠림이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건 은행 입장에서도 적정한 관리가 아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상환 부담이 크다"며 "대출 절벽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체계적·점진적인 스케줄을 갖고 관리하도록 은행에 말씀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은행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 차등화' 등 추가적인 가계대출 관리 방안에 대해서는 "10∼11월 가계대출 흐름, 2단계 스트레스 DSR 효과, 은행의 여신 심사 정밀화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아울러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지목돼왔던 디딤돌·버팀목·신생아 등 정책대출상품 공급 규모를 줄이지 않겠다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발언에 대해서는 "정책대출과 관련, 국토부와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원장은 "국토부에서 정책성 대출 금리를 일부 조정해 운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책대출의 가계대출 증가 포션을 줄게 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원장은 브리핑 말미에 "대출 정책 운영 때문에 국민, 소비자, 은행에서 업무 담당하시는 분들을 불편하게 해 송구하다"며 거듭 사과했습니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 mikoto2306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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