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지원 "그때는 좋은 한덕수, 지금은 나쁜 한덕수"
입력 2024-09-09 16:56  | 수정 2024-09-09 17:45
박지원 의원 대정부 질문/사진=연합뉴스
DJ정부시절, IMF 외환위기를 함께 극복 '인연' 속 설전 이어져

김대중(DJ)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비서실장(박지원)과 경제수석(한덕수)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한덕수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오늘(9일) 대정부질문에서 설전을 벌였습니다.

이날 대정부질문 첫 질문자로 나선 박 의원은 발언대에 서자마자 한 총리를 상대로 "대통령이 달나라 대통령이냐"고 물었습니다. 한 총리는 "같은 나라의 국민"이라고 답했습니다.

박 의원은 응급의료 혼란을 두고 "불만 켜 놓고 문 열어 놓으면 응급실인가. 24시간 문 열고 불 켜놓는 편의점이 아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 총리는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의원이 "한 총리는 사모님이 디올백 300만원짜리 가져오면 받으실 건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피해 갔습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 모시면서 IMF 외환위기도 극복해봤고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했나. 왜 지금은 말씀을 못 하느냐"고 다그쳤습니다.

그러면서 "그 순한 한덕수 총리가 요즘 대통령이 싸우라고 하니까 국회의원들 질문에 저돌적으로 반항을 하고 있다"며 "제발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 그때는 좋은 한덕수였는데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고 말했습니다.

한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저한테 싸우라고 할 때 제가 싸우던가. 저 안 싸운다"고 응수했습니다.

이어 "의원님 저 안 변했다"며 "의원님을 존경하고 의원님과 말레이시아에 가서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맞받았습니다.

'티키타카'를 연상케 한 두 사람의 설전은 위트 섞인 공방 속에 전개되면서 여야 의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박 의원이 개원식 당일 대통령실에서 김건희 여사 생일파티 사진을 공개한 것을 두고 "정신 나간 대통령실에서 왜 하필 이런 사진을 공개해 국민 염장을 지르느냐"고 따지자 한 총리는 "이제까지 비서실장으로서 공보수석으로서 홍보수석으로서 모든 정권에 걸쳐 최고였던 박 의원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며 박 의원을 치켜세웠습니다.

이에 박 의원이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한테 건의해서 나를 데려다 쓰라고 하시라"고 너스레를 떨자 한 총리는 곧바로 "그렇게 건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ikoto2306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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