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홍명보 "김민재는 항상 팬들께 감사해…선수들 응원 바란다"
입력 2024-09-08 10:39  | 수정 2024-09-08 10:55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오만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7일 오후(현지시간)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전서 붉은악마와 '충돌'한 김민재 옹호
거센 야유에 심경 밝혀…"처음이라 아무래도 당황스러웠다"


"밖의 일은 밖의 일이고…경기장 안에서만이라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5일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이 치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붉은악마와 태극전사가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킥오프 전부터 전광판에 홍 감독의 모습이 나올 때면, 붉은악마를 비롯한 팬들은 곧바로 야유를 보냈습니다. 이런 모습은 90분 내내 이어졌습니다.

승부가 홈팀 한국의 패배나 다름없는 0-0 무승부로 끝나자 경기장은 다시 한번 '우~' 하는 야유소리로 진동했습니다.

그러자 김민재(뮌헨)가 붉은악마가 있는 관중석 쪽으로 가 진정하라는 듯한 손동작을 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선수와 팬이 충돌하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김민재를 향해서도 비난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이 경기는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속에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이기도 했습니다.

홍 감독은 10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 도전을 처절한 실패로 끝낸 뒤 과도한 인신공격성 비난을 감내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로부터 야유받은 일은 없었습니다. 홍 감독 자신에게도 꽤 충격적인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오만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7일 오후(현지시간)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훈련 중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표팀은 오만과의 3차 예선 2차전 원정 경기를 사흘 앞둔 어제(7일) 결전지인 오만 무스카트에 도착해 첫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홍 감독은 거센 야유를 받으면서 어땠는지를 묻는 말에 "처음 하는 거니까, 아무래도 당황스러운 점이 없다고는 얘기할 수 없겠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면서 "비난이야 감독이 받으면 되는 거지만, 우리 선수들한테는 응원해주길 바란다"며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홍 감독은 "나도 이런 것들은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지난 경기 분위기, 흐름, 선수들의 생각, 이런 것들이 또 다음 경기에서는 어떻게 이어질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결속력, 응집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 결과 만드는 게 내 역할이다. 선수들은 너무 불필요하게 다른 생각하지는 말고, 경기에만 집중하기를 바란다. 그 방법이 최선"이라고 다잡았습니다.

이어 "김민재는 항상 팬들에게 감사하면서, 팬들의 응원에 힘을 받으며 뛰는 선수"라면서 "어떻게 보면, 나에 대한 이런 것들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린 뒤 씁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한편, 홍 감독과 대표팀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로 향하는 도전의 시작부터 '코너'에 몰렸습니다.

대표팀이 B조 약체로 분류되는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건 매우 뼈아픈 결과입니다.

홍 감독 선임 직후부터 일기 시작한 '경질 여론'은 더 커졌고, 여기에 팬들의 야유 등으로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도 어수선한 상황.

오만에 이기지 못하면, 이 모든 것들은 더욱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게 뻔합니다.

홍명보호가 첫 승리에 도전할 오만과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은 한국 시간으로 모레(10일) 오후 11시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진행됩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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