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Gallery] 고대 세계의 문화를 향유하다…전시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입력 2024-09-06 17:10 
전시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이 전시는 메소포타미아의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상설 전시다. 세계적인 메소포타미아 문화유산 소장기관인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공동기획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이 문명이 이룬 성취는 오늘날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인류 최초로 문자를 사용함으로써 당시의 철학과 과학을 후대에 전하고 인류 문명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다른 고대 문명에 비해 크게 조명받지 못해 그러한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전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주요 성취를 문자, 인장, 종교, 초상미술 등을 접점으로 구성했다.
전시 1부 ‘문화 혁신은 도시의 탄생으로 시작한다. 노동이 분업, 전문화되고 사제와 정치 계급이 통제권을 갖는 위계 사회로 나아갔음을 설명한다. 특히 쐐기문자 창안은 대표적 문화 혁신이다. 이를 통해 추상적 개념을 발전시키고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전시에는 13점의 쐐기문자 점토판 문서와, 11점의 인장을 선보인다.
(왼쪽) 맥아와 보릿가루 수령 내역을 적은 장부, (오른쪽) 승계와 상속에 관한 대화를 적은 점토판
2부 ‘예술과 정체성,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초상에 대한 메소포타미아인들의 태도를 통해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주제다. 그들은 인문상을 만들 때 개별 인물의 개성과 특징을 본뜨는 것이 아니라, 지위에 업적에 걸맞은 이상적인 속성을 조합시켰다. 3부 ‘제국의 시대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대표하는 두 제국, 신-앗슈르 제국과 신–바빌리 제국의 예술을 다룬다. 신-앗슈르 제국의 ‘조공 행렬에 선 외국인 마부는 당시 정세를 정교한 조각 기술로 담았고 신-바빌리 제국은 전통 벽돌 제작 기술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경탄할 만한 건축물을 세웠다. 특히 잘 알려진 ‘이쉬타르 문, 행렬 길을 장식했던 ‘사자 벽돌 패널 2점이 전시된다.
전시 이해를 위한 4편의 영상도 있다. 쐐기문자, 문명 설명, 그리고 메소포타미아인들의 작은 점토판에 세밀하고 집요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적어 놓은 것은 수천 년의 시간차에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주 먼 동료 인간과 오늘날 나를 잇는 희로애락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값진 전시이다.
Info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간: ~2024년 9월 29일
시간: 월, 화, 목, 금, 일요일 10:00~18:00 / 수, 토요일 10:00~21:00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국립중앙박물관(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6호(24.9.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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