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술할 의사가 없어요"…병원 찾아 헤매다 끝내 숨진 노동자
입력 2024-09-06 07:00  | 수정 2024-09-06 07:26
【 앵커멘트 】
정부는 응급실 상황이 '마비 상태'까지는 아니라지만, 현장 상황은 다른 것 같습니다.
부산에선 공사장에서 추락한 노동자가 수술할 의사를 찾다가 끝내 숨졌고, 청주에선 버스에 치인 70대가 병원 13곳으로부터 이송을 거절당했습니다.
안정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부산의 한 축산시설 신축 공사장입니다.

지난 2일 오전 이곳에서 자재를 옮기던 70대 남성이 2층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습니다.

남성은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고 머리에 출혈까지 있었지만, 구급대는 이송할 병원을 찾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10분 동안 인근 병원 8곳에 전화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9번째로 연락한 고신대병원에서 환자를 받을 수 있다고 답을 듣고는 50km 떨어진 응급실에 도착했습니다.


사고 발생 1시간 10분 만이었습니다.

한시가 급했지만, 이 병원도 의료진이 부족해 수술은 불가능했습니다.

▶ 인터뷰(☎) : 고신대병원 관계자
- "수술은 힘들 수도 있다고 미리 고지한 상태에서 보니까 저희 병원에서 커버(치료)할 환자는 아니어서…."

다른 병원을 알아보던 중에 남성은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지난 4일 충북 청주에서는 오토바이를 몰던 한 70대 남성이 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고도 응급실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다리가 부러지고 장기가 손상되는 큰 부상을 입었지만 청주권 4개 병원에서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응급실 수용을 거부당한 겁니다.

구급대는 다시 청주와 대전, 충남 소재 병원 9곳에 문의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결국, 청주에서 120km 떨어진 강원도 원주의 한 상급병원에서야 가까스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고 발생 4시간 30분 만입니다.

▶ 인터뷰(☎) : 소방 관계자
- "그때는 의식이 이제 떨어진 상태였죠. 처음에는 의식이 있었는데…."

'응급실 뺑뺑이' 논란 속에 골든타임을 놓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정모입니다. [an.jeongmo@mbn.co.kr]

영상취재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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