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원하는데 몸에는 썩 이롭지 않은 음식 조합들이 있다. 늘 강조하지만,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보다 몸에 해로운 음식을 안 먹는 것이 건강에는 훨씬 중요하다. 너무 익숙하고 종종 즐겨 먹지만, 가능한 절제해야 할 음식 조합을 살펴본다.
삼겹살+냉면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먹은 뒤 입가심 냉면은 진리다. 입이 즐거운 삼겹살과 냉면의 조합이 사실 음식 궁합 면에서는 상극이다. 한의학에서 돼지고기와 메밀은 모두 성질이 찬 음식이다. 특히 몸이 찬 사람이 삼겹살과 냉면을 함께 먹으면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또 삼겹살과 냉면은 열량이 높아, 삼겹살을 먹고 후식으로 냉면을 먹으면 두 번의 끼니에 해당하는 열량을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즉, 살이 찐다는 말이다.시금치+멸치
식탁에 오르는 반찬 중 흔한 것이 시금치나물과 멸치볶음이다. 그런데 시금치와 멸치를 같이 먹으면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할 수 없다. 시금치 속의 수산이 멸치에 풍부한 칼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 거기다 이 두 성분이 결합하면 신장이나 방광에 결석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생시금치는 수산 성분이 더 많아 칼슘과 결합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므로, 가능한 익혀서 먹어야 안전하다.(사진 픽사베이)
블루베리+우유
시원하고 달콤한 블루베리 스무디는 언제나 인기다. 다만 스무디에 우유가 들어가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우유 속 칼슘이 체내에 소화되기 좋게 킬레이트화되는 과정에서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과 결합하면 영양소들이 흡수되지 않고 변으로 배출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블루베리를 물과 함께 먹은 그룹이 우유와 함께 먹은 그룹보다 혈액 내 항산화 물질이 훨씬 높게 유지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고소한 맛을 포기할 수 없다면 오트밀크 등 대체 우유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맥주+땅콩
땅콩과 마른 오징어는 맥주의 단골 안주다. 그런데 이들 역시 영양학적으로는 찰떡궁합이 못 된다. 땅콩과 맥주는 모두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장에 부담을 주는 데다, 땅콩은 80%가 지방질로 소화가 쉽지 않다. 그 결과 장이 약한 사람은 탈이 나고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맥주와 함께라면 알코올 대사를 촉진하는 비타민C와 과당이 풍부한 과일 안주를 추천한다.[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5호(24.9.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