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배드민턴 남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
2024 파리 패럴림픽에 나선 한국 배드민턴 선수 중 최고령인 정재군(47·울산중구청)이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정재군은 현지시간 1일 유수영(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WH1, 2등급) 결승전에 출전해 중국의 마이젠펑-취쯔모 조에 세트스코어 0-2(10-21 12-21)로 패해 2위에 올랐습니다.
1976년 11월생인 정재군은 이번 대회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최고령 선수인 가운데, 그는 대회 내내 "이번이 마지막 패럴림픽"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재군은 "사실 목표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이었는데 출전하지 못했다"며 "이후 정말 노력을 많이 했고, 겨우 출전하게 됐으니 메달을 하나라도 가져가자고 생각했는데 그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돼 정말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메달은 지난 6월 눈을 감은 아버지께 바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재군의 서브. / 사진=연합뉴스
정재군은 2007년 작업 중 척추골절 사고로 장애인이 됐습니다.
재활병원에서 우연히 장애인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운동을 시작했고, 힘든 운동 과정에서 아버지는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정재군은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항상 내가 배드민턴하는 걸 궁금해하셨다"며 "대회에 나가면 잘하면 '잘했다'고 축하해주시고, 못하면 '그 정도만 해도 잘했다, 괜찮다'고 격려해주셨다"고 떠올렸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지난 6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패럴림픽 출전 소식을 전했을 때 상태가 조금 좋아지셨는데, 스코틀랜드 대회에 출전하기 며칠 전에 돌아가셨다"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이어 "패럴림픽에서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뭐든 꼭 따서 가져다드리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는데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외쳤습니다.
2일 토마스 반트슈나이더(독일)와 단식(WH1 등급)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는 정재군은 "독일 선수는 무려 60대"라며 "나보다 나이는 많은데 190㎝ 장신이다. 최대한 집중해서 반드시 메달을 추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