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느라 순찰도 안 돌아"…근무 태만이 부른 비극

【 앵커논평 】
얼마 전 경상남도 하동의 한 파출소 순찰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은, 경찰의 총체적 근무 태만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성이 발견될 때까지 순찰차는 총 7번이 움직여야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피곤했기에, 잠을 잔다고 그랬다네요.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남 하동의 파출소 순찰차가 검은색 가림막으로 덮여 있습니다.

지적 장애를 앓는 40대 여성이 이 순찰차에 갇혀 숨진 사건 때문입니다.

지난 16일 새벽 2시쯤 혼자서 순찰차 뒷문을 열고 들어간 여성은 36시간이 지나서야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사망 원인은 고체온증.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이처럼 순찰차 내부에는 문을 열 수 있는 장치도 없을뿐더러 앞에는 가림막이 쳐져 있어 넘어갈 수도 없습니다."

여성의 사망시간은 차에 들어간 지 12시간이 지난 당일 오후 2시쯤으로 추정됩니다.

해당 순찰차는 이 12시간 동안 3번의 순찰 근무가 지정됐지만, 차량은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4명 근무자 전원이 잠을 자는 등 휴식을 취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사망 후 시신이 발견될 때까지도 모두 4번의 순찰을 더 해야 했지만 이때도 순찰차는 움직인 적이 없습니다.

낮에도 밤에도 돌아다녀야할 순찰차가 가만히 서 있었지만, 파출소장을 비롯해 누구 하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순찰차 문도 잠그지 않은 상태로 36시간을 방치한 것입니다.

▶ 인터뷰 : 김남희 / 경남경찰청 생활안전부장
- "파출소 경찰관들이 기본 근무를 규정대로 하지 않아 피해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한 잘못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경찰청은 파출소 경찰관 13명을 인사조치하고 징계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