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Cover Story] “회전문 예약이요”…‘피켓팅’ 열풍 분 하반기 공연 리스트
입력 2024-08-30 14:08  | 수정 2024-09-02 09:54
(사진 에스앤코)(매경DB)
‘입구와 출구를 끝없이 회전하는 문처럼, 한 작품을 캐스팅 회차별로 계속 보는 관객을 일컫는 용어 ‘회전문 관객. 이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공연들이 올 하반기 극장마다 즐비하다. ‘브로드웨이 필람극부터 국내 초연을 기다려온 극까지, 취향별 골라보는 공연들을 소개한다.

#브로드웨이가 사랑하는 뮤지컬
지옥으로 가는 열차에 탑승해볼까, 뮤지컬 ‘하데스타운
ⓘ 2024년 7월 12일~10월 6일 ┃ 샤롯데씨어터
재즈풍의 경쾌한 넘버 ‘Road To Hell(지옥으로 가는 길)부터, 지하세계로 떠나는 오르페우스의 여정을 노래하는 ‘Wait For Me(기다려줘) 등의 음악으로, 국내 초연 전부터 팬들을 사로잡은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올 하반기 두 번째 시즌으로 국내 공연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하데스타운은 수천 년 전 그리스 로마 신화에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한 작품이다. 죽음을 맞이한 아내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신화가, 추위와 배고픔에 맞서 생존하려는 강인한 모습의 ‘에우리디케와 봄을 불러올 노래를 쓰고 있는 낙관적인 ‘오르페우스의 만남으로 재탄생했다.
극작과 작곡, 작사를 맡은 아나이스 미첼(Anaïs Mitchell)의 동명 앨범을 극화, 레이첼 챠브킨(Rachel Chavkin)이 작품의 공동 개발 및 연출을 맡아 2019년 브로드웨이에 정식 개막했다. 개막 3개월 만에 열린 토니어워즈에서 ‘하데스타운은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8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전 세계 뮤지컬 관객들에게 단연 가장 주목받는 작품으로 떠올랐다.
(사진 에스앤코)
Viewpoint: 현대적으로 해석한 그리스 로마 신화와 음악들
‘하데스타운은 끊임없이 노래와 음악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성스루 뮤지컬(sung-through musical)이다. 2020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고 뮤지컬 앨범상을 거머쥘 정도로, 커튼콜 포함 37곡의 작품 넘버들은 다양한 구성이 돋보인다.
앞서 언급한 재즈풍 스타일의 ‘Road To Hell 외에도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결혼을 약속하는 ‘Wedding Song(웨딩송),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에우리디케에게 다가가는 하데스의 ‘Hey, Little Songbird(작은 새야), 에우리디케에게 속삭이는 운명의 여신들의 ‘When The Chips Are Down(벽을 마주하면) 등의 넘버는 뉴올리언스 재즈, 아메리칸 포크, 블루스 등의 다채로운 선율을 맛볼 수 있다.
국내 초연 흥행에 힘입어 재연으로 돌아온 ‘하데스타운에서 뮤즈와 인간의 혼혈로 봄을 불러올 노래를 만드는 ‘오르페우스 역에 배우 조형균, 박강현, 김민석(멜로망스)이 캐스팅됐다. 지하세계로 가는 길을 인도하는 신이자, 작품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헤르메스 역에는 최정원, 최재림, 강홍석이 이름을 올렸다. 얼어붙은 땅에 생명과 활기를 불어넣는 자비로운 여신 ‘페르세포네 역은 김선영, 린아가 연기하며,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에우리디케 역은 김환희, 김수하가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지하 세계를 다스리는 통치자 ‘하데스 역은 지현준, 양준모, 김우형이 맡았다.
올타임 레전드! 뮤지컬 ‘킹키부츠
ⓘ 2024년 9월 7일~11월 10일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사진 CJ ENM)(매경DB)
올 타임 레전드 쇼뮤지컬 ‘킹키부츠가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이했다. 오는 9월 7일부터 여섯 번째 시즌을 선보이는 뮤지컬 ‘킹키부츠는 폐업 위기의 수제화 공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초보 사장 ‘찰리가 아름답고 유쾌한 ‘롤라를 만나 80cm 길이의 특별한 ‘킹키부츠를 제작해 공장을 다시금 일으키기 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은 영국 노샘프턴의 수제화 공장의 실제 성공 스토리를 각색한 작품으로, 전혀 다른 두 남자 ‘찰리와 ‘롤라를 통해 나 자신과 모든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자. 내 생각을 바꾸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 뭇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브로드웨이의 대표 연출가 제리 미첼(Jerry Mitchell)의 감각적인 연출과, 세계적인 아티스트 신디 로퍼(Cyndi Lauper)의 세련미가 돋보이는 음악이 어우러져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그해 ‘토니어워즈(Tony Awards)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음악상, 남우주연상 등 총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사진 CJ ENM)
Viewpoint: 흥행 불패 출연진 구성
지난 2014년 CJ ENM이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 이래로 ‘킹키부츠는 지난 10년간 총 누적관객 50만 명을 돌파하며, 지금까지도 여전히 ‘핫(Hot)하고 ‘힙(Hip)한 뮤지컬로 손꼽힌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흥행 열기를 이어왔다.
이번 시즌에는 흥행 불패의 신화를 이끈 역대 배우들이 함께한다. ‘찰리 역은 김호영, 이석훈, 김성규, 신재범이 맡았고, ‘롤라 역에는 박은태, 최재림, 강홍석, 서경수가 이름을 올렸다. ‘로렌 역의 김지우, 김환희, 나하나, ‘돈 역의 고창석, 심재현, 전재현 등 2014년 한국 초연부터 10년의 역사를 함께 쌓아 온 배우들이 ‘킹키 그 자체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4년 최고의 기대작! 뮤지컬 ‘알라딘
ⓘ 2024년 11월 22일~2025년 6월 22일 ┃ 샤롯데씨어터
(사진 에스앤코)
애니메이션, 라이브 액션,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어 전 세계인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 ‘알라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알라딘은 알라딘, 지니, 자스민의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와 진실된 우정이 담긴 이야기와 함께 ‘Friend Like Me, ‘A Whole New World 등 오래도록 사랑받는 명곡과, 명장면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필람극으로도 꼽힌다.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 4대륙, 11개 프로덕션에서 공연, 약 2,000만 명의 관객이 찾은 ‘알라딘이 2024년 11월, 한국 초연을 앞두고 있다.
(사진 에스앤코)
Viewpoint: 한국 최초의 알라딘, 지니, 자스민 탄생
한국 초연 소식이 알려진 순간부터 관객들로 하여금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뮤지컬 ‘알라딘의 주역들이 완성되었다. 이번 ‘알라딘 한국 초연에는 연출 겸 안무가인 케이시 니콜로 등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이 내한해 한국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총 10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알려졌다. 전 캐스트가 첫 관문인 탭댄스 등의 안무 오디션부터 워크샵으로 진행된 캐릭터, 페어 연기를 거쳐 파이널 단계에서야 비로소 대표 넘버를 부를 수 있었다. 실력과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물론 30여 회의 퀵 체인징, 특수효과, 일루전 등 ‘알라딘 무대 예술 요소를 수행해내야만 한다.
이 같은 과정 끝에 타이틀롤인 ‘알라딘 역은 한국 뮤지컬의 대표적인 스타 김준수, 서경수, 박강현이 맡는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지닌 한국의 ‘지니 역에는 정성화, 정원영, 강홍석 배우가 출연한다. ‘자스민 역에는 3색의 매력을 지닌 이성경, 민경아, 최지혜 배우가 캐스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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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눈여겨볼 국내 창작극도 옵니다!
눈으로 보는 역사의 한 장면, 뮤지컬 ‘경종수정실록
ⓘ 2024년 8월 20일~11월 10일 ┃ 대학로 TOM(티오엠) 1관
(사진 ㈜뉴프로덕션)
뮤지컬 ‘경종수정실록이 약 3년 만에 무대 위로 오르며 높은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조선시대 18세기 초 경종 2년, 숙종과 장희빈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왕위에 오른 조선의 20대 임금 경종은 위태롭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 그는 대의와 욕망의 경계에서 왕좌를 차지하려고 하는 연잉군과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되고. 그리고 경종이 속마음을 꺼내 보일 수 있는 가까운 벗인 사관 홍수찬은 두 형제의 역사를 붓으로 기록한다.
세 등장인물 간의 비밀스러운 관계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경종수정실록은 지난 2019년과 2021년 공연 당시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이후 국내 창작 뮤지컬 시장에서 사극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시즌 ‘경종 역에는 주민진, 박규원, 유승현이 캐스팅됐다. ‘연잉군 역은 김지온 박준휘, 홍기범이, ‘홍수찬 역에는 강찬, 유태율, 이진혁이 연기한다.
파격적인 조선판 클럽 대환장 파티, 창작가무국 ‘금란방
ⓘ 2024년 8월 29일~9월 28일 ┃ 국립극장 하늘극장
(사진 (재)서울예술단)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며, SNS에서 화제가 된 서울예술단 대표 레퍼토리 창작가무극 ‘금란방이 돌아왔다. 2018년 초연, 그리고 2022년 재연에 이은 시즌으로, 극은 강력한 금주령이 내려진 18세기 조선 영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있었을 법한 ‘밀주방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유쾌한 소동극이다.
왕에게 책을 읽어주는 신하 ‘김윤신은 저잣거리 유명한 전기수 ‘이자상에게 연기를 배우기 위해 딸인 매화 장옷을 훔쳐 입고 그가 있는 금란방으로 향한다. 한편 김윤신의 딸 ‘매화 역시 혼인하라는 아버지 때문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평소 흠모하던 전기수 이자상을 보러 금란방으로 향한다. 매화의 몸종 ‘영이는 곱게만 자라 세상 물정 모르는 주인아씨가 안타까워 그녀의 정혼자인 ‘윤구연에게 대신 편지를 전달하고, 밀주단속특별수사대 팀장인 윤구연은 전달된 이 편지가 밀주 단속제보인 줄 착각하고 금란방으로 찾아간다. 이 우연한 소동들로 인해 딸 매화와 윤구연, 그리고 영이는 자신의 진짜 운명을 발견하게 된다.
‘금란방은 입장 전부터 화려한 무대 위 클럽 디제잉과 라이브 밴드가 함께 어우러진다. 전통적인 한국 음악 요소에 근대적 음악 스타일을 결합하는 방식의 음악은 관객의 어깨춤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시즌 ‘금란방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개막, 극장의 원형 돔 형태 특징을 살려 배우와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등 참여형 공연의 생동감과 짜릿함을 극대화했다. 그 밖에도 프리쇼(사전 막간극), 다채로운 관객 이벤트 등 관객 참여 요소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사랑의 서사시, 뮤지컬 ‘부치하난
ⓘ 2024년 9월 17일~11월 17일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사진 라이브러리컴퍼니)
올 하반기 처절한 로맨스를 그린 창작 뮤지컬이 관객을 찾아온다. 뮤지컬 ‘부치하난은 장용민 작가의 소설 『부치하난의 우물』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가상의 현실인 파라다이스의 뒷골목과, 전설 속 어느 사막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뒷골목에서 배달 일을 하며 살아가는 성실한 청년 ‘누리는 어느 날 ‘부치하난의 우물이라는 전설을 듣게 된다. 바로 기억을 잃은 채 사막에 남은 마지막 우물을 지키는 전사 ‘부치하난과, 전설 속 부치하난을 사랑하게 되는 ‘올라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누리는 꿋꿋이 삶을 살아가는 강인한 소녀 ‘태경을 만나 새로운 사건을 맞닥뜨리고, 점점 부치하난의 전설의 징조를 보게 된다.
각각의 시공간 속 인물들의 사랑과 모험을 다룬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새로운 각색 방향을 더해 무대화했다. 현실과 전설 속 인물들의 개성 강한 모습을 1인 2역으로 배우들이 소화한다. ‘누리와 ‘부치하난 역에는 정택운, 유영재, 노윤이 캐스팅됐다. ‘태경과 ‘올라 역에는 임예진, 지수연, 이재림이 이름을 올렸으며 ‘하문과 ‘만다란투 역에는 양승리, 정필립, 김도현이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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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배우들의 무대는 어떠세요?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
ⓘ 2024년 8월 13일~10월 27일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사진 라이브러리컴퍼니)
배우 문소리의 연극 무대 복귀작 ‘사운드 인사이드가 개막과 함께 순항을 잇고 있다. ‘사운드 인사이드는 2020년 미국 공연계 화제작으로, 내면의 고독함을 소중히 여기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아 복잡한 심경을 느끼는 예일대 교수 ‘벨라와, 똑똑하고 야심 차지만 어딘가 알 수 없는 학생 ‘크리스토퍼 두 인물이 문학에 대한 열정과 애증,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고독함, 누군가와 유대하고 싶어 하는 욕구, 더 나아가 삶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스스로 삶을 마감할 계획을 세우는 예일대 영문학부 교수 ‘벨라 역에는 배우 문소리, 서재희가 맡았다. 또 다른 캐릭터 ‘크리스토퍼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 등장하는 ‘라스콜리니코프에 매료되어 벨라의 문학 수업을 듣는 인물로, 배우 이현우와 강승호, 이석준이 도전한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 2024년 9월 7일~12월 1일 ┃ 예스24스테이지 3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배우 겸 극작가 데이브 핸슨의 코미디 작품으로,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하여 보다 쉽고 재미있게 재해석했다. 마냥 가볍지만은 않게 원작의 메시지를 잘 녹여낸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받는 이 극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장의 분장실에서 주인공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의 언더스터디(대역 배우) ‘에스터와 ‘밸의 모습을 그린다. 무대 뒤에서 한없이 기다리는 두 배우는 예술, 인생, 연극과 같은 주제의 질문과 씨름한다. 때론 우스꽝스럽고 한편으론 진지한 그들의 모습은 삶과 인생, 그리고 예술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주인공 에스터와 밸, 두 인물 간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특히 이번 시즌은 고정 페어로 진행해 같은 공연임에도 페어별로 다른 공연을 보는 듯한 색다른 재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에스터 역의 이순재, ‘밸 역의 카이, 최민호 페어는 연륜 있는 에스터와 햇병아리 밸의 조합을 선보인다. ‘에스터 역의 곽동연, ‘밸 역의 박정복은 젊은 꼰대 에스터와 늦깎이 신입 밸이라는 개성 있는 조합을 선보인다. 극은 원작의 철학적 주제를 유머와 함께 풀어내어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예정이다.
[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자료제공 각 제작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3호(24.9.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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