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이훈재 양지정 엄철 부장판사)는 오늘(27일) 사자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 실장에게 벌금 1,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글 게시 직후 사회적 논란이 야기되자 자진 삭제하고 피해자들 측에 유감을 표하며 페이스북에 그와 같은 글의 취지를 게시했다”며 최근 피해자 측에 의사와 일정 등을 타진한 후 피해자를 방문해 직접 사과하고 반성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앞서 정 실장은 지난 2017년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작성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유족들은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정 실장을 고소했습니다. 검찰은 500만 원의 벌금형을 내려달라며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심리가 더 필요하다며 정식 재판에 회부했습니다.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악의적이거나 매우 경솔한 공격에 해당해 사회 구성원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을 넘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정 실장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보수진영에서는 법관 임용 이후에도 여권을 비판하고 야권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는 등 판사 개인의 정치 성향이 선고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해당 법관이 임용 후 SNS에 게시한 일부 글 중 정치적 견해로 인식될 수 있는 부분에 관해 소속 법원장을 통해 엄중한 주의를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