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에어매트보다 완강기 먼저..."사용법 공부해요"
입력 2024-08-26 15:37  | 수정 2024-08-26 15:43
완강기 / 사진=연합뉴스
"평소 교육 통해 신속하게 사용하는 법 익히는 게 중요"
"소방안전체험관에서 배울 수 있어"

부천 호텔 화재 당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투숙객 2명이 숨진 것을 두고 객실 내 '완강기'를 통한 대피가 이뤄졌다면 피해가 줄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26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기 부천 호텔 화재 당시 발화지점인 810호(7층) 객실에서 연기가 복도 쪽으로 새어 나오기 시작한 시각은 저녁 7시 37분이었습니다.

이후 810호 객실에서 시작된 뿌연 연기가 1분 23초 만에 호텔 7층 복도를 뒤덮는 바람에 다른 투숙객들은 1층으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802호 2명, 803호 2명, 807호 2명, 902호 1명 등 7∼8층 투숙객 7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807호 투숙객 2명은 창문을 통해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바람에 모두 숨졌습니다.

호텔 객실에는 피난 기구인 간이 완강기가 구비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화재 당시 완강기를 통해 탈출하거나 대피를 시도한 투숙객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5층 이상 건물에서 대피할 때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것은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공식 피난 기구로 분류되는 완강기 사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완강기는 사용자의 몸무게에 따라 자동으로 높은 층에서 지상으로 천천히 내려올 수 있게 만들어진 비상용 장비로서 제대로 활용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현행법상 완강기는 모든 건축물의 3∼10층에 층마다 설치해야 하며 숙박시설은 객실마다 일반 완강기나 2개 이상의 간이완강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지지대 고리에 완강기 고리를 걸어 잠근 뒤 줄이 감긴 릴을 창밖으로 던지고 가슴 부위에 벨트를 착용하면 됩니다. 이후 창밖으로 이동해 벽을 짚으며 내려가면 됩니다.

완강기 사용법 / 사진=행정안전부, 연합뉴스

반면 에어매트의 경우 5층부터 20층까지 여러 층형의 에어매트 중 '높이 15m의 5층형' 에어매트만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으로부터 소방 장비로 인증받고 있습니다.

이 높이를 넘어가면 에어매트가 피난 장비로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 탓입니다. 부천 호텔 화재 때 설치된 10층형 모델 역시 인증받지 못한 장비였습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에어매트는 최후에 사용하는 보조적인 피난 장비일 뿐 안전성이 확보된 게 아니다"라며 "30초∼1분 사이에 완강기를 이용하도록 숙달할 경우 훨씬 큰 대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완강기는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어려운 비상용 장비이기 때문에 평소 교육을 통해 신속하게 사용하는 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완강기 이용 방법은 소방이나 교육 당국 등이 지역별로 운영하는 안전체험관에서 직접 배울 수 있습니다.

만약 대피할 방법이 없어 에어매트로 뛰어내려야 하는 경우에는 공기가 알맞게 채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소방 당국의 안내에 따라 침착하게 낙하해야 합니다.

이때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머리를 감싼 채로 'ㄴ'자 자세를 만든 뒤 에어매트 중앙부에 엉덩이부터 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불가피하게 2명이 동시에 뛰어내릴 경우 빈틈을 최소화한 채로 서로 껴안고 낙하해야 합니다. 1명씩 뛰어내릴 때는 소방대원의 지시를 따라 충분한 시차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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