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엄마, 나 불이 나서 죽을 것 같아"…아들의 마지막 문자
입력 2024-08-26 13:49  | 수정 2024-08-26 13:50
지난 22일 경기도 부천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대학생 A 씨(25)가 사망 전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 / 사진 = 연합뉴스
부천 화재 현장서 숨진 대학생 A 씨의 생전 마지막 문자 공개
유족 "소방 출동한 지 14분 뒤까지 아들 살아있었다"
"엄마 아빠 ○○(동생이름) 모두 미안하고 사랑해"

지난 22일 경기도 부천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대학생 A 씨(25)가 사망 전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입니다.

A 씨는 호텔 7층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습니다.


오늘(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천 호텔 화재 희생자가 안치된 경기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A 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생전 마지막 문자를 공개했습니다.

A 씨는 불이 나고 15분 뒤인 오후 7시 49분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후 2분 뒤인 7시 51분에는 "나 모텔 불이 나서 죽을 것 같다"면서 위급한 상황을 알렸고, 이어 7시 57분에는 "엄마 아빠 ○○(동생 이름) 모두 미안하고 사랑해"라는 마지막 문자를 보냈습니다.

8시 1분에 아들의 문자를 본 A 씨의 어머니는 곧바로 아들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고, 8시 2분 '아들 어디야', 오후 8시 25분 '일찍 와'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아들은 끝내 답이 없었습니다.

A 씨 어머니는 "문자를 확인하고 아들한테 계속 연락했는데 끝내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며 "아들이 떠난 다음 날이 내 생일인데, 생일을 아들 장례식장에서 보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가슴을 쳤습니다.

부천 호텔 화재 현장. / 사진 = 연합뉴스

A 씨 유족들은 화재 초기 소방 당국의 대응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소방 선착대가 화재 사고 당일 오후 7시 43분에 호텔에 도착했고, 14분 뒤인 오후 7시 57분까지도 A 씨가 가족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현재 경찰은 호텔 관계자 두 명을 형사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화재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업주 등을 상대로 평소 화재 등에 대비가 제대로 돼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구조 당시 소방당국의 초기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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