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810호 타는 냄새…에어컨 누전에 튄 불똥,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입력 2024-08-25 15:54  | 수정 2024-08-25 15:58
25일 오후 경기 부천시 중동 화재 호텔에서 투숙객들이 소지품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22일 이곳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 사진=연합뉴스
폭발적 화염 '플래시 오버'…매트리스서 유독가스 분출
한동훈 "스프링클러 의무화 등 화재 대책 필요"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호텔 화재는 객실 내 침대 매트리스가 불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는 에어컨 누전으로 인해 불이 났고, 에어컨에서 떨어진 불똥이 소파와 침대로 옮겨붙었습니다.

발화지점인 810호(7층)는 벽걸이 에어컨 아래 소파가 있었고, 바로 옆에 침대 매트리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810호에 배정받은 투숙객 A 씨는 에어컨 쪽에서 ‘탁탁하는 소리와 함께 탄 냄새가 나자 호텔 직원에게 객실 변경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810호 출입문을 복도 쪽으로 열려 있었는데 처음 목격된 연기는 1분 23초 만에 호텔 7층 복도를 가득 채웠습니다.

소방당국은 A 씨가 목격한 상황을 토대로 에어컨 누전으로 인해 불이 났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810호 에어컨에서 스파크가 튀어 맨바닥에 떨어졌다면 그나마 연소나 연기 확산 속도가 이 정도로 빠르진 않았을 것”이라며 하필이면 소파와 매트리스가 에어컨 근처에 있어 불이 빨리 붙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2일 화재로 7명이 사망한 경기 부천 호텔의 객실 내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에어컨 화재는 장시간 가동으로 인한 과부하나 낡은 전선에 먼지 등 이물질이 꼈을 때 주로 발생합니다.

매트리스에 불이 붙으면서 실내 전체가 폭발적으로 화염에 휩싸이는 이른바 ‘플래시 오버 현상이 일어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방재학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대 매트리스는 TV보다 불이 커지는 속도가 490배 빠른 것으로 파악됩니다. 매트리스의 이른바 ‘화재 성장률은 흔히 불에 잘 탄다고 알려진 나무 재질의 책상보다는 230배, 서랍장보다도 9배나 빠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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