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 묻은 안전모 '슬쩍'…아파트 관리소장에 실형 선고
입력 2024-08-20 13:50  | 수정 2024-08-20 14:19
의정부지방법원 / 사진=연합뉴스
재판부 "현장 훼손·조작…직원에 허위 사실 종용"

관리업체 근로자가 작업 중 사망하자 피 묻은 안전모를 몰래 가져다 두는 등 사고를 조작한 아파트 관리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의정부지법 형사12단독(홍수진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아파트 관리업체 소속 관리소장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범행 현장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아파트 전 입주자 대표회장 B씨는 징역 5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사망사고 발생 후 안전모를 현장에 두는 등 현장을 적극적으로 훼손했고 이후에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허위 사실을 종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B씨에 대해서는 "A씨에게 안전모를 가져다 놓으라고 지시한 행동은 사고 발생 당시 피해자가 안전모를 쓰고 올라간 것처럼 보이기 위해 지시한 것으로 보기에 자연스럽다"며 "증거에 의하면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공소 사실을 인정했지만 B씨는 "A씨가 현장에 안전모를 가져다 두겠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범행을 공모했다고 하니 억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9일 열린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B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앞서 지난 2022년 7월 4일 양주시 한 아파트 관리업체 직원 C씨가 배관을 점검하던 중 사다리가 부러져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수사 결과 A씨는 안전모와 안전대 착용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등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또 A씨와 B씨는 사고 과실을 숨기기 위해 안전모에 피를 묻혀 현장에 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덕진 기자 jdj1324@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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