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보험료율 차등 구조' 국민연금 개혁안 발표 전망
"세대 간 차등 보험료 발표는 논의하지 말자는 뜻" 비판도
"세대 간 차등 보험료 발표는 논의하지 말자는 뜻" 비판도
이른바 MZ세대가 꼽은 국민연금 개혁이 필요한 이유 1위는 '향후 연금을 받을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서'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18일) 한국통계연구소가 국민연금공단의 용역으로 수행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20대와 30대에서 '장래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높이기 위해'라는 답변이 각각 38.3%, 37.8%로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특히 50대는 개혁 이유 1위로 '향후 국민연금 재정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40.6%)를 꼽았는데 20대에서는 같은 답변이 28.2%로 최하위였습니다.
그만큼 재정 안정보다는 향후 연금 수령 가능성을 높이는 데 관심이 큰 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에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정부 개혁안에는 세대에 따라 적용하는 보험료율(내는 돈) 인상에 차이를 두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이 든 세대일수록 상당 기간 보험료를 더 내는 차등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연령과 관계없이 요율을 똑같이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3∼15%로 인상하기로 했을 때 장년층은 매년 1%포인트씩, 청년층은 매년 0.5%포인트씩 올려 목표로 한 보험료율에 도달하는 시기를 조정하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세대 간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국민연금 개혁이 이뤄질 경우 기금의 고갈 시점을 2055년에서 30년 이상 늦출 수 있다"며 세대 간 차등 방안에 힘을 실었습니다.
다만 세대 간 보험료율 차등 인상이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힘든 방식인 데다 개혁을 둘러싸고 여야 간 정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서 이번에도 개혁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여야는 올해 5월 21대 국회 종료를 앞두고 연금개혁과 관련해 이른바 '더 내고 더 받는' 모수개혁안 합의 눈앞까지 갔습니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은 13%로 인상하되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2%에서 43% 혹은 45%로 올리자고 공방을 벌이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절충안인 44%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막판 타결이 이뤄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채상병 특검법 본회의 표결을 둘러싸고 여야가 맞붙은 데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민연금 모수개혁에 더해 구조개혁도 병행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타결은 물 건너갔습니다.
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에서조차 논의되지 않았던 세대 간 차등 보험료를 발표하는 것은 앞으로 논의하지 말자는 뜻"이라며 "이런 식으로 하면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