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 "낚싯줄 절단 후 상태 확연히 좋아져"
낚싯줄에 얽힌 채 제주 바다를 힘겹게 헤엄쳐온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가 마침내 구조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낚싯줄과 낚싯바늘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구조단은 앞으로도 종달이 상태를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로 구성된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이하 구조단)은 어제(16일) 오후 종달이 부리에서 꼬리까지 몸통에 걸쳐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낚싯줄을 절단했다고 오늘(17일) 전했습니다.
낚싯줄에 감긴 모습이 발견된 지 약 10개월 만입니다.
구조단은 "종달이의 고통을 줄이고 생존 기간을 연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한국에서는 최초로 '능동 구조' 방식을 도입했는데, 이는 해양동물 상태가 더 악화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선제적으로 구조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개입과 구조로 낚싯줄과 폐어구에 의한 해양동물 피해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종달이는 생후 6개월 정도가 지났던 지난해 11월 초 낚싯줄 등에 얽힌 채 유영하는 모습이 처음 발견돼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구조단은 지난 1월 1차 구조에 나서 종달이 꼬리지느러미에 늘어져 있던 낚싯줄과 여기에 달라붙은 해조류를 제거하는 등의 응급처치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제거한 낚싯줄 길이는 2.5m, 무게는 달라붙은 해조류까지 196g이었습니다.
구조단은 낚싯줄을 완전히 제거하고 상처를 치료해 주기 위해 여러 차례 종달이 구조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그제(15일) 모니터링에서 종달이가 일정 구역을 벗어나지 않고 수면에 떠 있는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지는 등 상태가 나빠진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에 구조단과 해양동물구조치료기관이 15∼16일 이틀간 구조에 나섰고, 유영 행동과 반응을 지켜본 끝에 포획하는 대신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기 위해 몸통에 걸린 낚싯줄을 절단하기로 결정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구조단은 "종달이는 낚싯줄 때문에 몸을 곧게 펴지 못하고 구부린 상태였고, 낚싯줄이 돌고래가 유영하는 방식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낚싯줄을 절단한 직후 종달이는 엄마 돌고래 곁에서 빠르게 헤엄치며 이틀 동안 맴돌던 해역을 벗어나 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구조단은 낚싯줄을 절단한 이후 종달이와 어미 돌고래, 주변 남방큰돌고래 무리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한 뒤 구조 작업을 마쳤습니다.
종달이 몸통의 낚싯줄 제거하는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사진=연합뉴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