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복절에 '황당' 실수…KBS '기미가요'·'뒤집힌 태극기' 내보내
입력 2024-08-16 10:06  | 수정 2024-08-16 10:17
KBS 1TV가 어제(15일) 오전 0시 방영한 'KBS 중계석'의 한 장면. 올해 6월 29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오페라 '나비부인'의 녹화본이다. /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여주인공 기모노 입는 푸치니 오페라…좌우 뒤바뀐 태극기 표시하기도
필릭스·연준 "부주의한 모습 보여 죄송"
두산베어스, 잠실구장서 일장기 내려
광복절인 어제(15일), 부주의한 행동을 보인 KBS와 K팝 가수들이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KBS는 어제 일본 국가와 일본 전통 복식이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 입장문을 내 "공연 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인 'KBS 중계석'과 관련해 시청자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의 진상을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오늘 밤 방송할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0시 KBS 1TV에 방영된 'KBS 중계석'은 올해 6월 29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오페라 '나비부인' 녹화본을 내보냈습니다.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나비부인'은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성의 사랑을 다룹니다. 두 주인공의 결혼식 장면에서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되고, 여주인공은 일본 전통 복식 기모노를 입습니다.


광복절에 기모노와 기미가요가 공영방송에 등장하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한 시청자가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린 비판의 글은 오후 1시까지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KBS는 "당초 7월 말 방송 예정이었다가 올림픽 중계 때문에 뒤로 밀려 광복절 새벽에 방송됐다"며 "바뀐 일정을 고려해 방송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시의성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나비부인' 방송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어제(15일) KBS 오전 930뉴스 방송 날씨 코너에서 잘못된 태극기 이미지가 송출됐다. /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이날 KBS가 날씨 예보를 전달하면서 화면 한쪽에 작게 보여준 태극기는 좌우가 반전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에 대한 비판 글이 게재됐습니다.

KBS는 "이미지 표출에 실수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즉시 수정했다"며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리며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좌우가 뒤바뀐 태극기를 쓴 이유에 대해선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에 맞추기 위해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태극기 그림을 반전시킨 결과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광복절 당일에 부주의한 행동을 보인 K팝 가수들도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룹 스트레이키즈 필릭스는 광복절 새벽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 챌린지를 팬들에게 예고해 온라인상에서 "광복절 당일 행동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받았습니다. 이에 필릭스는 "뜻 깊은 광복절에 신중하지 못하고 부주의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부족한 역사의식을 깊이 반성하고 더 공부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연준은 광복절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 거리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가 사과했습니다. 연준은 오늘 "광복절의 역사적 의미와 의의를 존중하지 못하고 사진을 업로드하는 부주의한 모습을 보였다. 부족한 부분을 반성하고 조심하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한국 프로야구 구단 두산베어스는 광복절에 잠실구장에 걸려있던 일본 국기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두산은 그동안 팀 소속 외국인 선수들을 위한 국기를 걸어놓고 있었는데, 일각에서 "광복절에 잠실구장에 일장기가 걸려있는 게 맞냐"는 반발이 나와 결국 태극기를 제외한 모든 국기를 내렸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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