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랑우탄 앞에서 모유 수유한 엄마들…무슨 일?
입력 2024-08-15 10:09  | 수정 2024-08-15 10:13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동물원에서 임신한 오랑우탄에게 모유 수유하는 법을 가르치는 아기 엄마들의 모습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오랑우탄, 심각한 멸종 위기…3~5년에 한 번만 새끼 낳아"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동물원에서 임신한 오랑우탄을 앞에 두고 모유 수유 하는 아기 엄마들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현지시간 12일 가디언,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자원봉사자로 모집된 아기 엄마들이 19세 오랑우탄 무주르에게 모유 수유 시범을 보였습니다.

무주르는 2019년과 2022년에 두 번의 출산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새끼들에게 젖을 제대로 먹이지 못해 모두 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가운데, 동물원 측은 교육을 위해 30명의 여성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하루 최대 4명씩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 차례대로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무주르에게 보여줬습니다. 이들은 특히 시범을 위해 상의 탈의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무주르는 여성들이 아기에게 모유 수유하는 모습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봤고, 심지어 시범 행동 중 일부를 따라하기도 했습니다.

자원봉사자 노라 머피는 "무주르가 뭘 하는지 바라보며 응시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무주르가 손으로 행동을 따라 했는데 정말 마법 같은 일이었다. 마치 무주르에게 횃불을 물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들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달 31일 출산한 무주르는 새끼에게 모성애를 보이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수유 자세를 잡을 때 어려움을 겪어 젖 먹이는 데 실패했습니다.

동물원 측은 결국 젖병을 이용해 젖을 먹이고, 새끼를 영국의 전문 기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동물원이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오랑우탄이 야생에서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더블린 동물원의 수의사인 니암 맥길은 "오랑우탄은 번식률이 낮고 3~5년에 한 번만 새끼를 낳는다"며 "그래서 새끼의 탄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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