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XY 염색체' 논란 알제리 복서, 머스크·롤링 고소
입력 2024-08-14 20:45  | 수정 2024-08-14 20:46
이마네 칼리프 선수가 복싱 여자 66kg급 8강전에서 상대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 사진 = AP
일반적으로 남성의 특성으로 여겨지는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 선수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작가 조앤 롤링을 고소했습니다.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는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하지만 매 경기 마다 논란이 일었습니다. 국제복싱협회는 칼리프가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칼리프를 실격 처분했는데, 올림픽까지 성별 논란이 이어진 겁니다.

칼리프의 16강전 상대였던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 선수는 경기 시작 46초 만에 기권을 선언했고, 8강전 상대였던 헝가리의 언너 루처 허모리는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SNS를 통해 칼리프를 '뿔난 괴물'에 비유하는 이미지를 올리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16강 전 후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이 미친 짓을 끝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여성 복서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부상을 당하는 것? 여성 복서가 죽는 것?"이라며 분노했고,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은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을 이긴 것은 '치욕'"이라며 "남자와 여자가 링 안에서 같이 겨루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에 젊은 여성 권투 선수는 자신이 훈련한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칼리프가 자신을 비판한 유명인을 비롯해 자신에 대해 '사이버불링'을 한 누리꾼들을 한꺼번에 고소한 겁니다.

칼리프 변호인은 "우리가 요구하는 건 검찰이 이 사람들뿐 아니라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이를 조사해 달라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올림픽 경기 당시 자신의 SNS에 "남성을 여자 스포츠에서 배제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칼리프에 대해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고,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며 "여성으로 인간으로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칼리프는 금메달을 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올림픽에서는 나같이 비난받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