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본식 지명 언제까지 써야 하나…전국 법정동 절반이 '창지개명'
입력 2024-08-14 19:00  | 수정 2024-08-14 19:34
【 앵커멘트 】
서울시내 인사동과 익선동, 옥인동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유명한 곳이죠.
그런데 이곳 모두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지명이라는 사실 아십니까.
광복을 맞은 지 79년이 지났지만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지지부진하기만 합니다.
이한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용산의 한 고가도로입니다.

100년 전 이곳에 흐르던 하천인 '만초천'은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일본 욱일승천기의 '빛날 욱'자가 붙어 '욱천'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 인터뷰 : 배우리 /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
- "여기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면서 자기 나라에 있던 이름을 옮겨 붙인 거예요."

1970년대에 준공된 고가도로에도 '욱천 고가도로'라는 일본식 이름이 붙어버렸습니다.


일제가 우리 고유의 정서와 의식을 말살하기 위해 일본식으로 이름을 바꾼 지명이 곳곳에 남아 있지만 이를 제대로 아는 시민은 많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혜진 / 전남 여수시
- "(일본식 이름인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원래 우리 이름을 빨리 찾는 게 해야 할 일이 아닌가…."

▶ 스탠딩 : 이한나 / 기자
- "제가 서 있는 이곳 창경궁을 중심으로 서쪽이 원서동 남쪽이 원남동인데요. 일본이 1911년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하면서 만들어진 지명입니다."

일본이 자신들의 행정 편의를 위해 두 개의 지명을 합쳐버린 경우도 있는데, '인사동'과 '옥인동' 등이 포함됩니다.

이처럼 일본이 '창지개명'으로 바꿔버린 법정동만 서울이 30%, 전국으로는 50%에 달합니다.

지자체마다 관할 주체가 중구난방인 탓에 뺏겨버린 고유의 지명을 되찾는 일은 더디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워낙 옛날 일이라서. 찾아봐야 되는데, 저도 잘 몰라가지고…."

일제에 의해 왜곡된 우리 본래의 지명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MBN뉴스 이한나입니다.
[lee.hanna@mbn.co.kr]

영상취재: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송현주
그래픽: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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