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출생증명서 받으러 간 사이 폭격…가자지구서 쌍둥이 남매 숨져
입력 2024-08-14 16:06  | 수정 2024-08-14 16:07
현지시간 지난해 12월 28일 미국 뉴욕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어린이 희생자를 상징하는 인형을 들고 가고 있다. / 사진=EPA 연합뉴스
"쌍둥이 임신 중에도 아내 보호하려 이사 온 건데 참변 당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아빠가 출생증명서를 받으러 간 사이 생후 사흘밖에 되지 않은 쌍둥이 남매가 이스라엘 폭격에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시간 13일 가자지구에서 생후 3일 된 아이살과 아세르 남매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아파트에 사는 이 쌍둥이 남매의 아버지 모하마드 아부 알 쿰산이 아기 출생증명서를 받으러 외출한 사이에 그의 집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습니다.

알 쿰산은 이 공습으로 쌍둥이 아기와 아내가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망연자실했습니다.

그는 아내와 아기의 시신이 안치된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을 찾아가 이들을 보게 해달라고 울부짖었다고 합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숨진 알 쿰산의 가족은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여러 차례 공격으로 숨진 최소 23명 가운데 일부였습니다.


알 쿰산은 CNN 방송에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가자지구 폭격으로부터 임신 중인 아내를 필사적으로 보호하려고 데이르 알발라의 아파트로 이사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해 여름 약사인 아내와 결혼했습니다.

그의 아내는 불과 며칠 전 페이스북에 쌍둥이 아기의 탄생을 "기적"이라고 자축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쌍둥이 남매의 시신 옆에서 기도하는 모하마드 아부 알 쿰산(왼쪽에서 두번째) / 사진=AP 연합뉴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전쟁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4만 명 가까운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이중 어린이는 신생아 115명을 포함해 1만6천500명이 넘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무자비한 가자지구 전쟁이 수천명의 어린이를 계속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며 현지에 최소 1만7천
명의 어린이가 보호자가 없거나 가족과 헤어져 지내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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