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텅 빈 선수들 환영행사 장소…문체부·체육회 공항서 신경전
입력 2024-08-14 14:49  | 수정 2024-08-14 14:50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돌아온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공식 환영 행사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환영 행사를 위해 별도 공간까지 마련됐지만 선수들은 이 장소로 이동하지 않았고 입국장 앞에서 해산한 겁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가 일방적으로 일정을 변경했다고, 체육회는 환영 행사를 처음 들었다는 입장을 밝히며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우리나라는 48년 만에 최소 규모인 144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어제(13일)는 역도 박혜정 선수부터 복싱 임애지 선수까지 우리나라 선수단 본진이 한국 땅을 밟는 날이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환영 행사를 위해 별도 공간을 마련해 놓은 상황이었습니다.



메달을 획득한 뒤 먼저 귀국했던 양궁의 김우진, 펜싱의 구본길, 유도의 허미미 등 다른 선수들도 해단식 참석을 위해 공항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함께 귀국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입국장 앞에서 미리 준비한 소감문을 낭독하며 분위기가 묘해졌습니다.

이 회장은 "피나는 노력과 투혼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단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다. 대한체육회는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이후 선수단 꽃다발 증정, 선수단 태극기 반납 등이 이뤄졌습니다.

사실상 환영 행사에서 진행되었어야 할 절차가 입국장 앞에서 이뤄진 셈입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인사말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후 문체부는 "체육회가 일방적으로 환영 행사를 취소했다"는 입장을 냈고, 반면 체육회 측은 "행사에 대해 듣지 못했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혼선을 빚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문체부와 체육회 간 신경전이 재개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최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예산 편성과 관련해 체육회를 건너뛰고 종목 단체와 지방 체육회에 직접 예산을 교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데, 이에 이 회장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또 유 장관은 이 회장의 재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정관 개정안은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 선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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