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원 "하남 교제살인' 20대 정신감정 필요"
입력 2024-08-13 17:05  | 수정 2024-08-13 17:21
수원지법 성남지원 / 사진=연합뉴스

경기 하남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별을 통보한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20대에 대해 법원이 정신감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허용구 부장판사)는 오늘(13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2) 씨의 두 번째 재판을 열고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정신감정을 신청한 A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2018년경부터 정신병을 앓아 치료받아왔으며, 이 사건 당일도 범행 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이 있다"며 "정신병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사는 "피고인은 검찰과 경찰 조사 당시 피해자의 말과 태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본인이 불리한 부분에 대해서만 기억나지 않는다고 변소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이별 통보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정신감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검사는 또 "피고인은 꾸준히 약물 치료를 해 2023년 10월엔 환청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본인이 진술했고, 범행 직전인 올해 4월경 문진 결과 약한 우울증이 관찰된다는 상담 내용이 기재돼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범행 당시 정신병 증상은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이같은 반대 입장에도 "피고인의 정신 감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립법무병원(옛 치료감호소)에 정신감정을 유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감정 유치 시행 시기는 국립법무병원 측 사정을 고려해 결정하되 가능하면 다음 달 초 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해자(사망 당시 20세)의 대학 친구 1명이 양형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나와 증언했습니다. 양형 증인이란 형량을 정하기 위해 재판부가 참고로 하는 증인입니다.

친구 B 씨는 "하나뿐인 목숨을 빼앗는 살인은 용서받지 못하는 죄"라며 A 씨의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B 씨는 피해자에 대해 "대학 입학 후 알게 됐는데 성실하고 장난을 쳐도 잘 받아주는 착한 친구였다"고 떠올렸습니다.

피해자의 장래 희망에 대해선 "법조인이 되어 판사나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증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 사건 후 받은 충격과 고통에 관해서는 "피해자 장례식 이후 밥도 물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잘 못 잔다. 주변 친구들도 다 비슷한데 약물 치료나 상담 치료를 받는 친구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A 씨는 지난 6월 7일 오후 11시 20분쯤 경기 하남시에 있는 피해자 주거지 아파트 인근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범행 당일 피해자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자 피해자에게 잠깐 집 밖으로 나오도록 불러낸 뒤 10분 만에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0일에 열립니다. 재판부는 당일 재판에서 유족 1명과 피해자의 친구 1명을 양형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입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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