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파트에 출몰해 주민들 물고 간 오소리…"숲 파괴된 탓"
입력 2024-08-10 19:30  | 수정 2024-08-10 20:11
【 앵커멘트 】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인 오소리가 아파트 단지와 주변 산책로에 나타나 주민들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져 지자체가 포획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소리는 현행법상 포획이 금지돼 보호를 받는 동물인데 왜 사람을 공격하게 된 걸까요?
전민석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이른 새벽 오소리 한 마리가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들어와 쓰레기를 뒤지더니 유유히 사라집니다.

최근 이 오소리가 산책로에서 종종 목격되는가 하면 주민들을 습격하는 일이 잇따랐습니다.

다리를 깊게 물리고 팔이 부러진 주민까지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의료원에 가서 70만 원인가 들여서 치료해야 했다더라고요."

▶ 인터뷰 : 윤찬혁 / 인근 아파트 주민
- "아내와도 산책을 자주 하는데, 저거(현수막) 붙고 나서는 그쪽으로 출입을 안 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전문가와 함께 아파트 주변을 둘러보니, 여러 마리의 오소리가 몰래 오고 간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현장음)
- "먹이질 한 구덩이에요 저런 게. 지렁이 같은 거 찾는 거."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사람이 사는 아파트와 오소리가 사는 서식지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습니다. 울타리 밑에서는 오소리가 오간 흔적이나 배설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본래 숲 속에 사는 야행성 동물인 오소리는 사람과는 마주칠 일이 적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오소리가 서식하는 산을 깎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부터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박인훈 / 야생생물관리협회 하남지회장
- "등산로로 사람들이 들어와서 밤 도토리 다 주워가잖아요. 이런 게 먹이가 되는데. 먹이 찾아 내려오다 보니 민가까지 내려온 것 같아요. "

오소리가 주민을 위협할 경우 포획이 가능한 만큼 해당 지자체가 서둘러 조치에 나섰지만, 사람과 오소리의 불편한 공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janmin@mbn.co.kr]

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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